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사법리스크에 암살 시도까지 여러 위기를 넘긴 끝에 그는 4년 만에 백악관 복귀를 앞두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재임 후 재선에 실패했다가 다시 대권에 도전해 당선된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이 됐다.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집권에 성공하는 것은 미국 22대, 24대 대통령이었던 그로버 클리블랜드(22대 1885~1889년, 24대 1893년~1897년 재임)에 이어 132년만이다.
2020년 대선에서 패해 이듬해 1월 백악관에서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대선 재도전을 공식 선언했지만 연이은 형사기소에 부딪혔다.
그는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건과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4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에는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혐의 관련 34개 혐의 전부 유죄 평결을 받았다. 전직 대통령의 중범죄 유죄 평결 사례는 역대 처음이었다.
그러나 7월 1일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 4건의 형사 기소 사건 관련 공판 절차는 모두 대선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도 했다. 그는 두 차례 암살 기도 사건을 겪었는데, 지난 7월 유세 도중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쳐 지나갔을 당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대피하는 와중에도 청중을 향해 주먹을 높게 치켜들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해 지지를 받았다.
지난 9월에도 플로리다주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소속 요원들이 총을 든 채 매복해 있던 50대 남성을 적발함으로써 또 한 번의 암살 위기를 넘겼다. 두 건의 암살 시도를 피한 것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팜비치 컨벤션센터 연설에서 "많은 사람이 신이 내 목숨을 살려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해줬다"며 "그 이유는 우리나라를 구하고 미국을 위대하게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이제 우리는 그 사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