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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 사태' KKR-대주단 협상 난항…신한투자證 해결책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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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1월 06일 08: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악셀그룹 사태'로 국내 대주단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갈등을 겪으면서 주선사 신한투자증권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서 입지를 키우기 위해 해외 인수금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마자 발목이 잡혔다. 영국 KKR이 인수한 유럽 최대 자전거 회사인 악셀의 인수금융 물량을 국내 기관들에 넘기자마자 디폴트 위기에 놓인 것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 10여곳은 악셀 대주주인 KKR 측과 대출 탕감 여부를 두고 갈등 중이다. KKR은 대주단에게 회사 재무사정을 고려해 대출을 대폭 탕감해줄 것과 최선순위 대주단을 새로 꾸리는 '레스큐 파이낸싱'을 제안한 상태다. 국내 금융사들은 KKR 측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다소 강경한 입장을 전날 전달했다.

대주단과 KKR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에 물량을 주선한 신한투자증권은 중간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신한투자증권은 2년 전 KKR의 악셀그룹 인수에 총 1조4000억원 인수금융 중 2000억원을 주선한 뒤 1년 뒤 국내 금융사 10여곳에 전량 재매각했다. 하지만 물량을 넘기자마자 디폴트 위기가 닥치며 체면을 구겼다.

국내 대주단은 KKR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주주인 KKR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거나 출자전환을 양보하지도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대출 탕감만 요구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에쿼티 투자자부터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추가로 자금을 태워야하는 레스큐 파이낸싱에 대해서도 비교적 이런 사례가 빈번했던 해외 기관과 달리 국내 금융사들은 경험이 적고 반감도 크다. 과거 은행들은 금융위기 시기에 무리하게 구제금융을 지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자칫 추가 대출로 사고를 키웠다가 배임 리스크가 제기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재 10여곳 대주단 중 세 곳(신한·하나·KB국민)이 은행으로, 이들은 절반에 가까운 총 5500만유로(약 825억원)를 담당했다.

뿔난 기관들 사이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대주단을 대표해 KKR에 강력하게 항의에 나섰다. 내부적으론 KKR과의 소송전도 혹시 모를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영국 KKR 측에선 유달리 저항이 센 한국 대주단의 태도를 예상하지 못해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인수금융을 어렵게 뚫었는데 문화 차이를 경험한 글로벌 PE들이 한국 인수금융을 다시 쓰지 않겠다고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을 '글로벌 IB 비즈니스의 현지화' 원년으로 삼고 뉴욕·런던·시드니 등 현지에서 직접 딜 소싱하는 데 공들여왔다. 악셀에 이어 영국 제약사 클리니젠, 미국 산업 자동화 솔루션 기업 BPG 인수금융을 주선했고 올해는 독일에 소재한 글로벌 최대 고압 송전망 제조사 트렌치그룹 인수금융을 대표 주선했다. 국내 기관의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해외 인수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사례로 호평받아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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