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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123만 vs 한방 3만명…'존재감 바닥' 공공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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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직역단체가 민간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발(發) 플랫폼을 만들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용률이 저조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기술력 한참 뒤처져
3일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한변호사협회가 구축한 법률 플랫폼 ‘나의 변호사’ 웹 방문자는 1만6900명가량이다. 같은 기간 민간 플랫폼인 로톡 웹 방문자(97만9100명)의 58분의 1 수준이다. 나의 변호사는 변협이 로톡 대항마로 자체 개발해 2022년 내놓은 변호사 정보 플랫폼이다. 상담할 수 있는 변호사 리스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로톡과 비슷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선보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 한방의 월 사용자도 9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3만3000명으로 직방(123만 명) 호갱노노(132만 명) 다방(52만 명) 등보다 훨씬 적다. 한방 역시 지난해 11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앱으로 재정비하면서 직방, 다방 등에 맞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지만 1년째 성과가 미미하다.

잦은 에러는 공공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대한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이 운영하는 공적처방전달시스템(PPDS)엔 전체 약사 회원의 3분의 2 수준인 약국 1만7000여 곳이 가입했다. 하지만 로그인 먹통과 처방전 전송 지연 등으로 올해만 여러 차례 민원이 쏟아졌다. 최광훈 약사회장이 “약정원 서버, 기자재 등이 노후화돼 불편을 야기했다”고 공식 사과했을 정도다. PPDS는 처방전 전송 건수도 많지 않다. 닥터나우 등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연계가 안 돼 있는 탓이다.

직역단체들이 민간 플랫폼의 시장 장악에 맞서겠다며 자체 플랫폼을 연이어 내놓고는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직역단체 관계자는 “실제 플랫폼이 출시된 곳들은 그나마 열심히 하는 곳이고, 협회장 선거에 앞서 보여주기용으로 군불만 잔뜩 때다 좌초되는 사례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민간 대비 경쟁력 떨어져”
플랫폼업계에선 직역단체들이 만든 플랫폼 중 상당수가 기술력에서 뒤처지고 업데이트 대응에도 더딘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에선 겉으로 간단하게 보이는 플랫폼이라도 수십~수백 명의 개발과 운영 인력이 투입되는 게 보통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협회 특성상 담당자들이 창업자처럼 열정을 쏟을 수가 없다.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해 플랫폼 수요를 어떻게 끌어올지보다 운영 자체에만 의의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투자 유치와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민간 기업과 달리 협회 플랫폼은 외부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아예 수익 모델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 대한숙박업중앙회가 야놀자 등에 대응해 만든 이야, 원픽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사라졌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가 구축한 디톡 역시 월 1만5000원 회비를 내는 구조로 ‘수수료 0원’을 외치며 영세상인을 끌어왔지만 자본력 부족으로 시장에서 잊혔다. 이 때문에 변협 등 일부 직역 단체는 국가 차원의 예산 지원을 요구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없는 플랫폼을 만드느라 회비를 낭비하고 있다”며 “신규 회원에게 자본과 기술력이 투입된 민간 플랫폼 대신 협회 플랫폼 활용을 사실상 강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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