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최고의 수단입니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사진)은 지난달 2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픽업트럭 타스만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하비브 부사장은 “50여 년째 군용 특수목적 차량을 개발해 온 기아의 역사를 타스만의 디자인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인피니티 등을 거쳐 2019년 기아에 합류했다. 기아 디자인센터장을 맡으며 오늘날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정립하며 기아의 디자인 경영을 이끌었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에 대해 “전통적이면서 정직한 픽업트럭의 디자인을 그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바퀴를 감싸는 펜더 부분을 키워 오프로드 느낌을 강조하고, 차량 전면부의 볼륨을 확대해 강인한 인상을 줬다고 했다.
기아의 이런 디자인 철학은 사우디 등 중동에서 호평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아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사우디에서 4만4561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3만4000대) 대비 31.9% 늘었다. 기아가 사우디에서 판매한 상위 3개 차종은 페가스(1만2787대)와 셀토스(6815대), K5(4458대)다. 소형 세단 K2보다 한 단계 작은 차급인 페가스는 5만1000리얄(약 1800만원)에 판매된다. 실용적인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운전자에게 인기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시장이다. 지난해 판매된 차량은 79만 대. 2020년 판매량이 46만 대였던 걸 감안하면 3년 만에 70% 증가했다. 전체 중동 시장(240만 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기아는 2030년까지 중동 시장에서 연간 26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의 올 1~3분기 중동지역 판매대수는 13만1144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9184대)보다 10.3% 늘었다.
기아는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모델 개발 △전기차 비중 확대 △중동 특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딜러 채널 다각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하비브 부사장은 내년 초 중동 시장에 내놓을 타스만에 대해 “적재 공간을 넓히고 동급 최대 레그룸을 확보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제다=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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