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강한 두 여왕의 맞대결, 승자는 마다솜(25)이었다. 마다솜은 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오일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2차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김수지(28)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의 투어 3승이자 시즌 두번째 우승이다.
마다솜은 이날 제주 제주시의 엘리시안제주(파72·675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으며 6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그는 김수지와 함께 두번의 연장전 끝에 먼저 버디를 잡아내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이날 마다솜은 선두에 2차 뒤진 3위(10언더파)로 김수지와 나란히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김수지는 통산 6승을 모두 절기상 가을에 올리며 KLPGA투어 대표 '가을여왕'으로 꼽힌다. 마다솜도 만만치않다. 지난해 9월 OK금융그룹 읏맨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그는 올해도 9월과 11월에 나란히 우승을 거뒀다.
첫 두 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린 마다솜은 일찌감치 김수지와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을 다퉜다. 18번홀에서 진행된 두번의 연장, 마다솜은 세번째 샷에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김수지가 페어웨이에서 친 세번째 샷은 핀 가까이 떨어졌지만 경사와 백스핀으로 핀에서 5m 거리까지 되돌아갔다. 반면 마다솜이 러프에서 친 세번째 샷은 2.5m 거리에 바로 꽂혔다. 김수지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비껴나갔지만 마다솜은 2.5m 퍼트를 잡아내 긴 승부 끝에 주인공이 됐다.
마다솜은 이번 대회 54홀과 두번의 연장전까지 총 56홀 동안 보기를 단 한번도 기록하지 않으며 '노 보기 우승'으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 KLPGA투어 역사상 보기 없이 탄생한 우승은 이번이 11번째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마다솜은 "작년에 기권했던 대회여서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며 "두 번의 연장전 동안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 않았다. 저에게 득이 된 연장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마다솜은 우승상금 1억 6200만원을 추가하며 상금랭킹 16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또 시즌 2승을 거두며 KLPGA투어의 대표 강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올 시즌에 99점을 주고싶다. 1점은 마지막 대회를 위해 아껴두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2위 박현경은 10언더파 206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 윤이나를 추월하지는 못했지만, 상금 1240만원, 대상포인트 16점을 추가하며 역전 가능성을 키웠다. 8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에서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만을 남겨둔 현재, 윤이나와 박현경의 총상금과 대상포인트는 각각 7560만원, 28포인트 차이다.
이 대회는 원래 4라운드 경기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대회 기간 악천후로 인해 3라운드로 축소됐다.
제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