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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클라우드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시간외주가는 5% 넘게 급등했다. 구글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며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AI 거품론’을 잠재울 전망이다.
○클라우드 부문이 실적 견인
29일(현지시간) 알파벳은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882억7000만달러(약 122조2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평균(863억달러)을 웃돈 수치다. 주당순이익도 2.12달러로 시장 전망치(1.85달러)를 웃돌았다. 32%를 기록한 영업이익률 역시 시장 예상치(31.4%)를 넘겼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65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아 시장의 실망감을 키웠던 유튜브 광고 매출도 3분기에는 89억2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88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광고 매출의 증가율은 10.4%로 2분기(11.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최근 56억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자율주행차 업체 웨이모가 포함된 기타 부문 매출도 3억8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6% 늘었다.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사업부는 클라우드 부문이었다. 3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11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84억1000만달러) 대비 34.9% 늘어났다. 구글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만년 3위’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AI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주요 기업의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핵심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AI에 대한 장기적인 집중과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며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풀 스택’ 시스템 구축으로 수십억 명이 사용하며 선순환 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비용 절감도 강조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를 활용해 업무를 간소화하고 인력과 물리적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존의 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수익 보고한 최초 빅테크”
전문가들은 알파벳이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수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최근 고도화한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를 검색에 적용해 검색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투자은행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의 매트 브리츠먼 수석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은 AI를 통한 수익을 보고한 최초의 주요 테크 기업”이라며 “주요 클라우드 제공 업체가 AI 혁명의 혜택을 얻기 유리하다는 걸 다시금 증명했다”고 말했다.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5.9% 올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규장에서 1.66%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한편 같은 날 상장 후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한 레딧의 주가도 시간외거래에서 24.8% 폭등했다. 지난해 이뤄진 구글의 검색 업데이트 이후 검색 결과에서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신규 사용자가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