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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과 금리 전망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시장 참여자들이 아시아 국가 채권을 대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미국과 중국 외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이 강화돼 이들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프랭클린템플턴 등 자산 회사들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가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투입된 금액은 각각 153억달러(21조1655억원), 37억달러(약 5조1200억원)에 달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국채에 유입된 금액은 각각 26억달러, 5억달러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시장 트레이더들은 내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월가 분석가들은 관세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중국 위안화 하락을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외 아시아 국가인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등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요 투자 요인이다.
한국과 인도 국채가 내년부터 각각 세계 3대 국채 지수인 FTSE 러셀 세계국채지수(WGBI)와 신흥시장국채지수(EMGBI)에 포함되면 이들 국채로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를로스 카란 자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펀드매니저는 "미국이 추후 중국이나 멕시코와 무역 전쟁을 시작할 경우, 이는 실제로 인도에 이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는 미국과 양자 갈등을 빚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티 탠 프랭클린템플턴 전략가는 인도네시아 국채를 추천하며 안정적인 물가상승률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임 대통령의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했다. 수비안토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연설에서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을 5%에서 8%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인도네시아 물가는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1.84% 상승했다.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샤마일라 칸 UBS 신흥시장 및 아시아태평양 채권 책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고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내년 신흥국 시장 실적에 훈풍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칸 책임자는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국채를 추천하며 "기본적인 측면이 개선되고 있고, 가치 평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다른 통화에 대한 자산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