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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외국인의 미국 입국 비자 인터뷰 건수를 늘리기로 했다. 월드컵을 비롯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비자를 제때 발급해 미국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과 미국 여행 관련 언론 발표를 통해 이번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외국인의 미국 입국 비자 인터뷰 건수를 전년도 대비 100만 건(8.7%)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비자를 발급했던 2024회계연도보다도 더 많은 비자를 발급하겠다는 의도다
블링컨 장관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에 외국인에 대한 미국의 비자 발급 건수는 1150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방문 비자는 직전 회계연도 대비 10% 늘어난 850만건이었다. 2016년(690만 건) 이후 최대다.
미국 영사관에서 비자를 받기 위한 대기 시간도 팬데믹 이후 60%가량 단축됐다고 블링컨 장관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처음으로 비자 인터뷰를 받는 방문객들의 대기 시간 중간값은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400일 이상에 달했지만, 현재는 60일 미만으로 단축됐다.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 2026년 북중미월드컵,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2031년 럭비 월드컵 등을 앞둔 향후 10년을 가리켜 "미국에서 스포츠 메가 10년이 시작된다"고 말하며 이와 관련해 미국 방문객들이 원활히 제때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러몬도 상무 장관은 "여행·관광 산업은 미국인 일자리 1000만개와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작년 미국 방문자가 재작년(약 5000만명) 대비 많이 늘어난 6600만명에 달했다"고 했다. 미국 여행 협회에 따르면 2023년에 미국을 찾은 해외 방문객이 지출한 금액은 1550억달러(약 214조5160억원)에 달한다. 그는 이어 "미국 관광·여행 산업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2026년 미국 방문객이 9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존 예상치보다 1년 앞당겨진 목표다.
블링컨 장관은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미국을 여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로 여행하는 미국인도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며 미국인을 위한 여권 발급 절차도 온라인 서비스 도입, 발급 기간 단축 등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회계연도에 미국인에게 발급된 여권 수도 전년보다 50만개 늘어난 2450만개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다.
미국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가 비자 확대 및 간소화를 통한 관광객 입국 장려 방침을 밝힌 것은 남부 국경 폐쇄 등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경통제 정책과의 대비 효과를 노린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