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비엔나전) 전시 입장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얼리버드 티켓’이 판매를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완판’(완전 판매)됐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꼽히는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와 에곤 실레(1890~1918)가 남긴 걸작 원화를 눈에 담을 기회라는 입소문이 퍼져 미술 애호가가 대거 몰렸다.
29일 티켓링크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비엔나전 얼리버드 티켓 물량이 반나절 만에 모두 소진됐다. 개막일을 비롯한 주말 황금시간대는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고, 주말에 비해 관람 수요가 다소 적은 평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단위로 구성된 15개 회차 입장권이 금세 팔려나갔다.
올겨울 놓쳐선 안 될 ‘블록버스터 전시’를 싼값에 미리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이 매진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켓링크에서 한정 판매로 풀린 얼리버드 티켓 가격은 1만3000원으로 성인 정가 1만8500원, 청소년 정가 1만6000원에 비해 20~30% 저렴해 관람객들의 ‘광클’(빠른 마우스 클릭)이 이어졌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레오폴트미술관 소장품 191점이 걸린다. 하나같이 서양 미술사를 수놓은 걸작으로, 유럽 대륙을 호령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이 끝을 보인 1900년을 전후해 전통에 맞서 도전과 실험에 나선 거장들의 예술이 담겼다. 리하르트 게르스틀, 오스카어 코코슈카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중 자유와 혁신을 꿈꾸며 ‘빈 분리파’를 만든 클림트와 그의 제자 실레의 그림이 단연 미술 애호가의 눈길을 끈다.
그간 국내 미술 애호가는 직접 유럽을 찾지 않는 이상 클림트와 실레의 그림을 만나기 어려웠다. 전 세계 미술관이 클림트와 실레의 그림에 열광해 전시 대여 문의가 끊이지 않는 데다 대여료가 비싸 제대로 된 원화가 온 적이 없었기 때문. 이번 전시에선 클림트와 실레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수풀 속 여인’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 등이 나온다.
비엔나전은 올해 하반기 최고 인기 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각각 33만 명과 36만 명의 구름 관중을 동원한 합스부르크전과 내셔널갤러리 명화전보다 빠른 ‘초고속 얼리버드 완판’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클림트와 실레의 상징적인 걸작이 걸리는 데다 탁월한 큐레이션으로 합스부르크전 흥행을 이끈 양승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가 재차 기획을 맡아 관람 열기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 종료일은 내년 3월 3일.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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