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산과 사산에 따른 휴가를 5일에서 10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난임 시술 중 의도치 않게 시술이 중단된 가정도 의료비 지원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4대 개혁 과제와 함께 저출생 대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우선 5일인 유·사산 휴가가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회복하기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반영해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배우자도 유·사산 휴가를 쓸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신설할 방침이다.
난임 가정 의료비 지원도 확대된다. 난임 시술을 중간에 중단하더라도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지금까지는 난자가 채취되지 않아 난임 시술을 못 받는 부부는 지자체 지원분을 반환해야 했다.
육아와 관련해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용어 변경도 추진된다. ‘육아휴직’ 대신 ‘육아몰입기간’, ‘경력단절여성’ 대신 ‘경력보유여성’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유 수석은 “저출생 대응에는 결혼, 임신, 출산, 양육 관련 사회적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육아몰입기간으로 바꾸는 것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용어를 바꿀지에 관해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유예는 내년 1월부터 신청받기로 했다. 여기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는 이미 세무조사 유예와 관련해 지원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협의되는 대로 확대 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 수석은 7월과 8월 출생아 수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혼인 건수도 2024년 4월 이후 5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며 “혼인과 출산의 시차를 고려할 때 출생아 수 증가가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통령실은 “저출생 정책을 보고 청년들이 향후 출산 시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육아휴직 확대와 부모 급여 정책, 신생아 주택 특별공급, 신생아 특례 대출 등에 대해 평가가 좋았다는 설명이다. 유 수석은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가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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