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IP) 개발은 콘텐츠 제작사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하나의 IP로 영상, 웹툰, 소설, 굿즈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제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장기계약을 맺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는 올해 IP 사업에 진출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유재명 스튜디오미르 대표는 "IP사업에 나선다는 건 그간 OEM 제작을 하는 동안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2030년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미르는 프리프로덕션(스토리 기획), 메인프로덕션(영상 제작), 포스트프로덕션(편집·녹음) 등 애니메이션 제작의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 통상 다른 업체들은 효율성을 위해 기획단계에선 빠지고 메인프로덕션에만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3.7%다.
IP에 대한 성과는 내년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달 네이버웹툰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 토에이와 영상 콘텐츠 공동 기획·개발을 위한 업무협악(MOU)를 체결했다. 세 회사는 네이버웹툰 '고수'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면 작품 IP를 각 사가 공동으로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기획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제작과정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유 대표는 "단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신 직원들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AI는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70~80%를 충족한다"며 "올해 연말에는 실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작하는 콘텐츠가 전량 미국에서 방영되는 만큼 미국 법인의 역할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현재 미국 법인은 현지 배우·디렉터를 섭외하고 녹음하는 수준의 베이스캠프에 불과하다"며 "내년에는 IP를 활용한 신사업을 확대하는 전초기지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