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사람 모두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 부총리는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은 분명히 커졌다”며 “(오는 12월) 경제정책방향 때 올해 성장률도 다시 수정하니까 그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정부 전망치(2.6%)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가 경제 전망을 수정하려는 이유는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24일 한은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 분기보다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 대선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수출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건 분명하다”며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콘퍼런스에서 “(3분기) 내수는 예상만큼 성장했지만 수출이 상당히 부진했다”며 “다음달 성장률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가파르다’는 지적에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움직이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시장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에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8원50전 상승한 달러당 1388원70전을 기록했다.
박상용/강진규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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