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태아 낙태' 사건과 관련해 수술을 진행한 산부인과 병원장과 집도의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살인 등 혐의를 받는 병원장 70대 윤모 씨와 집도의인 60대 심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가 상당 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 주거가 일정한 점, 기타 사건 경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는 검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건의 심사에 참석한다.
이날 오전 11시40분께 영장 심사를 마치고 나온 윤 씨 등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낙태 경험담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20대 여성 A씨를 수술한 혐의를 받는다. A시는 지난 6월 27일 유튜브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란 제목으로 36주 태아를 낙태한 경험담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복지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태아가 A씨의 몸 밖으로 나온 뒤에 숨진 것으로 보고, A씨와 병원장, 집도의 등을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병원장은 병원 내에 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총 9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수술에 참여한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 등 4명은 살인 방조 혐의가,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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