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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 올린 은행들, 예·적금 금리는 줄줄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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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예·적금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금융당국 눈치를 살피느라 한동안 금리를 내리지 못하던 은행권이 본격적인 수신 금리 인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금리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 탓에 계속 오르는 추세다.

▶본지 10월 23일자 A17면 참조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3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인하했다. 주력 상품인 ‘일반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2.95%에서 연 2.7%로 0.25%포인트 낮췄다. 같은 상품의 3년 만기 금리는 연 3.0%에서 연 2.6%로 0.4%포인트 내렸다. ‘정기적금’ 금리는 만기(6개월~3년)와 무관하게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농협은행은 법인 대상 일부 적금 금리는 최대 0.55%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 실제 금리를 반영해 수신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이날 만기 1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약정 이자율을 연 2.2%에서 연 2%로 0.2%포인트 낮췄다. 자동이체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이 상품의 최고 금리는 이번 조치로 인해 연 5.2%에서 연 5.0%로 낮아졌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신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8개월 만에 내린 지난 11일 이후 12일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 이전까지 두 은행을 포함해 주요 시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상황에서 수신 금리만 낮추면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공개적으로 은행의 이자이익 확대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당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예대금리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당부했다.

서로 눈치만 보던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하를 이끈 것은 지방은행이다. 경남은행은 17일 주요 예·적금 14개 상품 금리를 만기에 따라 최대 0.75%포인트 인하했다. 부산은행도 다음날인 18일 9개 수신 상품 금리를 0.1~0.35%포인트 낮췄다.

지방은행에서 시작된 예·적금 금리 인하 행렬에 일부 시중은행까지 동참하면서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연쇄적으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를 따라 수신 금리를 낮추지 않은 은행은 자금 유입이 늘어 이자 비용이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억제 정책으로 인해 공격적인 대출 확대가 불가능한 만큼 은행들이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할 유인이 없다.

일부 은행은 수신 금리는 낮추면서 대출 금리는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 신용대출을 비대면 방식으로 자사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상품 6개의 우대금리를 1.0~1.9%포인트 축소했다. 우대금리를 줄이면 그만큼 대출 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난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조치는 사실상 다른 은행으로부터의 추가 대출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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