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초등학교 앞 인도에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최근 성남시의회 소속 시의원 자녀의 학교 폭력 논란이 제기되면서 지역 학부모들이 학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23일 A초 앞 근조화환에는 '아이야 분당 엄마들이 함께할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사과는 용서받을 때까지',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하시면 안 돼요' 등의 문구가 담겨있었다.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이 초등학교에서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을 저질렀다.
교육 당국은 조사에 나서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했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에서의 봉사 4시간, 나머지 1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피해 학생의 부모도 학급교체를 요청해 피해 학생도 학급이 교체됐다.
그런데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성남시의회 소속 B 의원 자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 사회의 공분을 샀다. B의원은 과거 A초 학부모회장까지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B 의원은 지난 17일 사과문을 통해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며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B 의원은 결국 소속돼있던 국민의힘에서 탈당계를 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 과정에 대한 엄격한 감사를 통해 시정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