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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의 안전자산 투자는 필수입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미 주식시장이 ‘버블’을 향하고 있다”며 “미국 리츠와 금, 현금성 자산에도 10%씩 자금을 배분할 때”라고 강조했다. 투자 경력 32년 차 홍 대표는 한국금융연구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2021년 프리즘투자자문을 세우고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
"美 리츠, 투자하지 않을 이유 없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비중을 줄이고 미국 주식을 적극 사들였다. 화답이라도 하듯, 지난 8월을 제외하면 최근까지도 S&P500은 신고가(14일·5859.85) 경신 릴레이를 이어갔다. 다만 홍 대표는 이제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내년 초가 지나면 언제든 ‘바람 빠진 풍선’처럼 점진적 하락이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은 경제지표에 비춰봤을 때 과했다는 입장”이라며 “아직은 버블을 즐기되, 점차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저가 매수 구간이라 표현할 정도로 주요 지수가 하락했지만, 글로벌 투자금이 이미 중국으로 흘러간 상태라 상승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꼽는 투자처는 미국 리츠다. 그는 “부동산 없이 주식에만 몰두하는 젊은 투자자층에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영역”이라며 “최소 1년은 편안하다”고 말했다. 프리즘투자자문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와 배당 재투자를 적용한 블룸버그 리츠 지수는 지난해까지 약 3배 오르며 완연한 우상향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 홍 대표는 “금리 인하의 수혜주이자 높은 수익률, 그리고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경우 거래 편의성까지 갖추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샤이 트럼프’ 지지층을 감안하면 다음 달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높게 점치는데, 그가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만큼 당선 이후에도 단연 최대 수혜 투자처로 꼽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주요 리츠 ETF인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 인덱스펀드’(VNQ)와 ‘슈와브 US 리츠’(SCHH) ETF의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이날 기준 각각 20.14%, 21.29% 상당이다.
홍 대표는 금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게 점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675.6달러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는 “금 가격과 나스닥지수는 거의 정확한 역관계를 가진다”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 증시 폭락 사태 당시에도 증명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점 경신에 따른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성장주 버블이 붕괴될 수 있는 내년까지 전체 자산의 10%를 금으로 대체해두는 것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홍 대표는 주요 헤지 자산인 국채는 최근 주식과 동조화 양상을 띠고 있는 점, 중동을 비롯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의 긴장 고조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점도 금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5% 단위 '차익 실현'으로 포트폴리오 유지
그는 포트폴리오 배분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증시가 과하게 오르고, 대체 투자자산에 매력이 보인다고 주식을 모두 팔고 금에다 100% 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란 것이다. 홍 대표는 “남들보다 조금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 버블 초입도 일종의 투자 기회”라며 “공격적 투자자는 당분간 포트폴리오의 70%를 주식으로 유지해도 된다”고까지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투자자산이든 5% 단위로 수익에 대한 차익 실현을 진행해 포트폴리오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비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습관을 버릴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원칙은 매수에도 적용된다.국내 증시에 집착하지 말라고도 했다. 국가별 지수를 기준으로 가격 매력은 부각된 상황이라 투자하기 나쁜 시기는 아니지만, 단기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때부터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내려놓았다”며 “최근 미국 밖으로 흐르는 글로벌 자금 동향을 봐도, 한국으로 올 돈이 모두 중국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국내엔 현대차 기아 KB금융 HD한국조선해양처럼 이익은 준수하지만 시가총액은 저평가된 훌륭한 회사가 많다”며 “오너 리스크가 없는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 접근을 펼치면 언젠가 제대로 된 몸값 평가를 받게 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