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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팬들 울린 日 우타고코로 리에 목소리…"할머니 돼도 노래하고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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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수 우타고코로 리에가 싱글 '제비꽃'을 발매하며 한국 활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트롯 걸즈 재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 등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겼던 그는 '상냥한 가수'가 되고 싶다는, 본인과 똑 닮은 바람을 전했다.

우타고코로 리에는 지난 21일 첫 번째 싱글 '제비꽃'을 발표했다. '제비꽃'은 1985년 발매된 조동진의 곡으로 우타고코로 리에는 컨템포러리 팝 발라드로 재해석해 서정적이고 애틋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꿈과 사랑, 슬픔과 좌절, 이후 조금씩 달관해 가는 성숙 과정'이 리에의 차분한 목소리와 만나 강한 여운을 남긴다.

우타고코로 리에는 한국어로 곡을 소화했다. 그는 "언어의 벽이 있었지만, 시 같은 가사가 많은 도움이 됐다. 주인공이 본인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느낀 경험, 꿈이나 사랑, 좌절 같은 걸 시처럼 가사에 담아서 그에 굉장히 많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의 원곡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 했다는 그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장르 중에서는 거의 잘 고르지 않는 스타일의 곡이었다. 멜로디가 담담하고 노래를 세게 부르지 않는 느낌이다. 그간 해온 적이 없어서 더 부담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슬프고 애절하다는 것만으로 끝나게 노래하고 싶진 않았다. 내용이 물론 슬프다고 생각하긴 했고, 돌아간 할아버지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생명이라는 게 슬픈 것만은 아니고 빛이 느껴지기도 하지 않냐. 그런 걸 담아서 노래하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제비꽃' 무대는 '2024 트롯 걸즈 재팬' 콘서트에서 먼저 선보였다. 우타고코로 리에는 당시를 떠올리며 "무대를 보여드린다는 점에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원곡과 비교해서 많이 바뀌어서 관객분들이 인트로를 듣고 '이게 무슨 곡이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첫 소절을 부르니까 바로 '아~' 하더라. 다들 아는, 많이 사랑받은 노래라는 걸 실감했다"고 전했다.


1995년 3인조 보컬 그룹으로 데뷔한 우타고코로 리에는 29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가수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는 아니었지만, 드라마 OST를 발매하고 남편이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하며 가수로서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왔다. 그리고 '2024 트롯 걸즈 재팬'에서 준우승을 거머쥐고 방송에 출연하며 마침내 빛을 봤다.

지금도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다고 밝힌 우타고코로 리에는 "남편이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가 좁은 공간인데 40명이 꽉꽉 채워주고 있다. 팬분들과 직접 만날 기회도 있다"며 기뻐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 와있을 때 남편이 어떤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몰라서 굉장히 불안해하고 걱정했는데, 요즘 라이브를 할 때 한국에서 온 팬들도 있는 걸 보면서 '한국에서 리에를 이렇게나 받아들여 주는구나'라면서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모객하는 게 어려웠던 시기가 길었다. 어떻게 노래 한 번 할 때마다 손님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를 올리면 많은 분이 예약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이 된다. 오랜 시간 노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우타고코로 리에는 '가족'을 언급했다.

그는 "30년 동안 목이 망가진 적이 2번 있었다.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까 봐서 노래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노래하는 게 무서워서 정신적으로 많이 가라앉았던 시기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런 자신에게 용기를 준 건 남편이었다고. 우타고코로 리에는 "남편이 '너에게는 노래가 있잖아'라고 얘기해줬다. 덕분에 나와 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남편의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어머니와 언니의 응원도 많이 받았다면서 "나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이고, 꿈이 있다면 내 고향인 토치기 현에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우타고코로 리에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는 목소리가 꼽힌다.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 등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들으면 눈물이 나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목소리라는 평이 쏟아진다. 우타고코로 리에는 "제 입으로 직접 말하긴 그렇지만 댓글을 보면 다정하고 마음을 감싸주는 듯한 목소리라고 얘기해주더라. 오랜 시간 쌓인 경험이나 힘들었던 일, 좋았던 일, 슬펐던 일, 기뻤던 일 등이 다 목소리에 담겨서인 게 아닐까 싶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모난 성격이 아니다. 약간 상냥하다"고 자신을 돌아보고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싸는 듯한 성격이라 그렇게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의 30년은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데뷔 당시에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노래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30년이 되는 시점에 일본이 아닌 바다 건너 한국에서 노래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죠. 30년 후면 제가 여든 한살이거든요? 건강한 할머니가 돼서 그때도 주변 분들과 노래하며 살고 싶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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