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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는 지난 14일부터 5일간 ‘중동판 CES(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전시회)’로 불리는 자이텍스(GITEX)가 열렸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전문 기업과 투자가가 몰려 온 도시가 교통, 물류, 숙박 전쟁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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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정보통신기술(ICT), AI, 통신장비, 전자기기, 로봇 기업을 중심으로 2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최근 네이버는 중동의 AI, 디지털트윈 등 스마트시티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를 결정했다. 안랩과 카카오 등 주요 IT 기업은 물론 삼성그룹과 SK그룹의 첨단 AI, 반도체 분야 협력 소식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UAE는 ‘UAE 디지털 2025’ ‘스마트 두바이 사우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세계 3대 AI 강국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사우디도 ‘비전 2030’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네옴시티와 키디아 프로젝트가 있다. 네옴은 5세대(5G) 통신, 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완전히 디지털화된 스마트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으나 여전히 자금과 기술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중동 국가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디지털 패권을 다변화하겠다는 목적으로 독자적 IT 분야의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공급망 재편은 한국 기업에 새롭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ICT 강국으로서, 중동의 DX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 아닌 제3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스마트시티, 전자정부, AI 같은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중동붐은 미래와 혁신을 지향한다. 중동 각국의 청사진을 정확하게 이해해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중동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갈 경제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박동욱 KOTRA 중동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