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총상금 12억원)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급 대회답게 치열한 명승부가 펼쳐졌다.
가을에만 6승을 올린 ‘가을 여왕’ 김수지(28)는 이날 경기 내내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공동선두로 올라선 그는 박보겸의 질주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2타 차까지 벌어졌다. 김수지는 2개 홀을 남겨두고 다시 한번 뒷심을 발휘했다. 17번홀(파3)에서 5m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1타 차로 바짝 따라잡았다.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252m 보내며 반전을 노렸지만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핀을 곧바로 노린 회심의 벙커샷이 핀 한 발짝 옆에 떨어지며 1타 차 단독 2위로 마무리했다.
마다솜(25)은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지난달 하나금융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의 압도적인 플레이를 재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에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보기 2개를 추가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까다로운 핀 위치에 경기 내내 대회장을 강타한 바람에 톱랭커들도 타수를 잃기 일쑤였다. 황유민(21)이 대표적 희생자였다. 솥뚜껑 그린의 정점에 핀이 꽂혀 있던 1번홀(파4)에서 황유민은 그린 주변 러프에서 어프로치를 시도했다. 핀을 곧바로 노렸지만 오르막 경사를 넘지 못했다.
여기에 맞바람이 더해지면서 공은 거꾸로 흘러 다시 러프로 돌아왔다. 결국 이 홀에서 2타를 잃고 경기를 시작하며 황유민은 상위권 경쟁에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황유민 특유의 공격적이면서도 정확한 플레이가 빛을 발하며 순식간에 버디 4개를 추가했다. 황유민은 최종합계 9언더파로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를 공동 69위로 마쳐 커트탈락 위기까지 몰린 윤이나(21)는 뒷심을 보이며 최종 순위를 공동 11위까지 끌어올렸다. 1번홀 티잉구역에서 드라이버를 잡으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예고했고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장타를 앞세워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살짝씩 비켜나간 퍼트가 아쉬웠다. 그래도 상금랭킹 1위, 대상포인트 1위는 지키게 됐다.
이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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