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교 총장이 과거 여학생 10명에게 노래방 접대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나와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서울대·서울대 병원·서울대 치과 병원·한경국립대·경인교대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원희 한경국립대 총장에게 2009년 있었던 성 비위 사건 제보에 대해 질의했다.
백 의원은 "총장님의 성 비위 제보가 있다"며 "2009년 충남 천안 한 리조트에서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있었는데 이때 이원희 총장께서 직접 1박 2일 행사 도우미 아르바이트 여학생 10명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여학생들에게 행사 당일 저녁, 교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의 접대 명목으로 노래방 참석을 강요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 학생들에게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총장은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하겠다"며 "(지금은) 제가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백 의원은 "현재 기억이 안 나면 미래에는 기억이 날 수 있냐"고 추궁하자 이 총장은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수많은 제보자들이 다 입을 맞춰서 거짓말을 하는 거냐"는 백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이 총장은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저는 분명히 사과를…"이라며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있었다면 이라니요! 제보자가 몇 명인데!"라면서 강하게 질타했다.
이 총장이 "반성을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백 의원은 "여학생들에게 사과하세요! 기억을 더듬을 게 아니라 지금 학생들을 더듬었잖아요!"라며 거듭 비판했다.
이 총장은 "그 학생들에게는 개별적으로라도 제가 사과하겠다"라고 했다. 백 의원은 "학생들은 지금 총장님 무서워서, 뵙기 싫어서, 두려움에 떨면서 익명으로 제보했는데 뭘 만나요!"라며 또 이 총장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이날 국감에선 "한경대를 즉각 감사해야 한다", "감사가 아니라 형사고발감" 등 의견이 나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