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 부모와 자녀 가구가 함께 거주하는 ‘세대공존형 시니어타운’이 공급된다. 초고령사회 준비와 지역 균형 발전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5-1생활권에 시니어주택 건립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충청권의 65세 이상 인구는 11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시니어주택(노인복지주택)은 단 세 곳(440가구)뿐이다. 이마저도 저소득층(세종 밀마루복지마을)이나 과학 관련 종사자(대전 사이언스빌리지) 등으로 대상이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행복청은 중산층 액티브 시니어를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시니어주택 시장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시설과 고소득자만 이용할 수 있는 민간시설로 양분화돼 있다. 그 공백을 공공기관이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충청권은 물론 서울·경기 지역 은퇴 계층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은 시니어주택 입주를 위해 2~3년간 대기해야 할 만큼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대공존형 모델을 추진하는 점도 눈에 띈다. 노인복지시설(임대) 약 300가구와 공동주택(분양) 1000여 가구를 함께 지을 예정이다. 자녀는 동일 단지 내 아파트에 살고, 부모는 시니어타운에 거주하는 개념이다. 민간이 사업성을 확보할 뿐 아니라 고령층만 거주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과 소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이 경기 의왕에서 선보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과 비슷한 사업 모델이다.
행복도시 5-1생활권 H3블록이 시니어타운 대상지로 꼽힌다. 의료시설과 광역복지센터, 복합커뮤니티센터, 수변공원 등이 인접해 있어 시니어타운 입지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은 민관 협력 방식으로 추진된다. 민간이 시니어타운을 건설·운영하고, 공공은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수변·체육공원 같은 주변 도시 인프라를 확충·운영한다.
행복청은 연내 민간기업 의견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사업자 공모 방식을 확정하고, 올해 12월이나 내년 상반기에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엔 당선작 선정과 부지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착공 목표 시점은 2026년 상반기다.
김형렬 행복청장은 “전국적으로 시니어를 위한 주거 공간이 매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방 시니어주택 모델을 마련해 확산·전파하고, 행복도시의 기능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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