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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통업체들이 핼러윈 기간을 앞두고도 소비 특수를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물가가 장기화하고 실업률이 오르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미국소매협회(NRF)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미국 소비자들이 핼러윈 휴일을 맞이해 사용하는 비용은 116억달러(약 15조6520억원)로 전년 대비 5%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축하 카드, 의상 판매가 가장 크게 줄며 핼러윈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중·저소득층의 실업률이 늘고 고물가가 장기화하며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지난 4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8.9로 집계돼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확정치(70.1)와 전문가 전망치(71)보다도 낮은 수치다. 조앤 수 미시간대 소비자 국장은 "높은 가격과 인플레이션을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노동부의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과 운송 및 창고업 일자리는 각각 7000개, 8600개가 줄었다. 같은 기간 비농업 일자리가 25만개 이상 늘어나며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뛴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내 핼러윈 소비가 위축되면 이미 위기에 빠진 유통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에만 빅 랏츠, 조앤, 콘스 등이 줄줄이 파산신청을 했을 정도로 미국 내 유통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가정용 공예용품 소매업체인 마이클스와 앳홈은 이미 팬데믹 시기에 막대한 부채로 경영 상황이 악화해 2021년 사모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헬만앤프리드먼에 각각 인수되기도 했다.
로펌 데비보이스 앤 플림턴의 파트너 변호사 에리카 바이스거버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인플레이션, 높은 운영 비용, 소비자 지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고, 온라인 유통업체는 아마존과 같은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이중고를 겪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번 핼러윈 시즌에 소매업체들은 매출 반등 효과를 일시적으로 누릴 수는 있으나 업황 부진을 돌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앳홈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순 매출이 약 4억4300만달러로 정체된 후 핼러윈 지출이 소폭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