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불법적으로 유통된 한국인 계정 정보를 이용해 국내 인기 공연과 경기 티켓을 대량 구매한 뒤 이를 암표로 되팔아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주로 가수 임영웅 콘서트처럼 동시 접속자가 50만 명에 달하는 인기 공연의 티켓을 확보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문제는 국내 예매 사이트들이 부정 예매를 막기 위해 내·외국인 결제를 분리 운영하고 있음에도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국인이 한국인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팬들의 관람 기회를 빼앗고 암표 시장을 확대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8월 관련 자료를 요구받기 전까지 이러한 문제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KISA가 본인 확인이 필요한 사이트에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와 가이드를 배포했음에도 전체 기관 중 21.8%만 회신하는 등 형식적인 조치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의 경우 자체 점검 결과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의원은 “2만3000개가 넘는 본인인증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체크리스트 점검과 이행을 의무화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