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2021년 8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지 38개월 만에 금리 인하로 피벗(통화정책 전환)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를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인하”로 표현하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11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져 실질 기준금리는 상당히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고 인하 배경을 밝혔다.
한은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올리며 긴축을 시작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지난해 1월 연 3.50%로 금리를 인상한 뒤 2월부터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끝에 14번째 금통위에서 인하를 결정했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연 3.50%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9월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금융 안정이 확인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를 상당한 정도로 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인하는)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음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연 3.25%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것으로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추가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은행채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 오는 14일부터 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6%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강진규/정의진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