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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플라스크, 김미란 작가 개인전 '몽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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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플라스크는 김미란 작가의 열다섯 번 째 개인전 ‘몽간’을 오는 15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전시 제목 ‘몽간’은 꿈을 주제로 12년 이상을 연구하고 작업해 온 김미란 작가가 손수 만들어낸 개념이다.

살아 있음을 인식하는 기본 요소에는 시(時間)간, 공간(空間), 인간(人間)이 있다. 모든 생명은 살아 있는 한 잠을 자고, 잠을 자는 생명들은 꿈을 꾼다. 김 작가는 그것을 ‘몽간(夢間)’이라 부르기로 한다.

‘몽간’은 개인이 꾸는 사적인 꿈만이 아니라 이 사람의 꿈과 저 사람의 꿈, 나의 꿈과 집단이 공통적으로 꾸는 꿈의 사이나 관계 등을 말하며, 집단무의식을 넘어 꿈 스스로 사람(생명)들의 기억과 무의식을 수집하고 편집해 하나의 이미지나 메시지로 나타나는 힘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꿈과 꿈 사이, 이 꿈과 저 꿈의 모든 사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꿈이 ‘몽간’이라고 김 작가는 주장한다.

김 작가는 “AI가 절대로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 꿈꾸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AI가 하는 일이 꿈꾸는 일 자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들이 꾸는 꿈이 이런 저런 개인적인 경험과 사회적인 관계망들, 약간의 역사적인 맥락들과 관련한 자료들을 빌려오고 잘라오고 뜯어다가 이렇게 저렇게 편집한다는 측면이 AI가 몇 개의 프롬프트를 가지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자료들을 끌어다 자르고 붙이고 해서 만드는 것과 너무나 흡사해 보이는 점이다. 창의적이면서도 경험치의 대기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공간이 접히거나 막히거나, 뒤죽박죽 비합리적인 것이 그렇다. 꽤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꿔왔던 일련의 꿈의 배경이 되어 왔던 공간들을 AI가 그려내는 것을 보고 예전의 악몽들과 굉장히 닮았음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꾸는 꿈은 잠자는 동안 저 깊고 어두운 무의식의 바다에서 누군가 프롬프트를 만들어 나에게, 개인들에게 지시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조차 든다. 꿈을 기상천외하고 멋지게 만들어내는 것은 꿈을 꾸는 개인이 가진 시스템일 것이다. 꿈을 어떻게 꿀 것인지는 개인의 평소 관심과 능력에 달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전한다.

김 작가는 작업실을 짓고 작은 꽃밭을 가꾸며 자연스럽게 식물과 동물의 생태와 행태를 관찰해왔다. 정원의 꽃과 작은 동물들을 꿈의 형식을 빌려 화면에 담는다. 정원에 나타난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식물들, 고양이의 꿈인 듯, 작가의 꿈인 듯 그 꿈이 교차하는 지점인 정원을 ‘몽간’이라는 주제로 표현했다.

‘자각-몽 차원’, ‘이몽사몽’, ‘김마란의 꿈여행’, ‘김미란의 몽환시’, ‘드림타임’ 등 꿈을 주제로 작업하고 전시해온 김미란 작가의 이번 전시 ‘몽간’이 꿈을 잃어버려가는 현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가 사뭇 기대된다.

김미란의 꿈에 대한 작업은 인스타그램(드로잉)과 네오룩(전시) 등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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