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AI)과 IT를 더한 'AICT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MS와 협력을 기반으로 AI·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KT는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간담회를 열고 MS와의 협력 배경, 향후 계획, 'AICT 컴퍼니'를 위한 사업전략 방향 등을 공개했다. 이 자리엔 김영섭 KT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MS와 전략적 협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AICT 기업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협력은 AI·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양사 간 지향점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MS는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기업들과 협력해 성공한 경험이 많고 기업의 조직과 경영 체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라며 "MS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클라우드·데이터·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선도하고 있고 AI 규제를 가장 먼저 시행한 유럽연합 각국에서도 MS는 AI·클라우드 분야의 다양한 협업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S 역시 글로벌 정보통신산업에서 대한민국의 중요도를 잘 알고 있다"며 "통신·데이터센터 등 주요 인프라 자산과 공공·기업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KT의 국내 위상과 평가, 경험과 역량, 잠재력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고 무엇보다도 AICT 기업으로 생태계 기여하겠다는 KT의 의지와 비전을 높이 평가해 협력을 결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KT는 MS와 5년간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AI, 클라우드, IT 분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힘을 모은다. 한국어 특화 AI 모델·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AI 전환)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한국어 기반의 한국형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출시한다. 내년 상반기에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소형언어모델 파이(Phi) 3.5를 활용한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선보인다.
KT는 이를 위해 교육·역사·문화 등 여러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또 KT 서비스에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고품질 AI 경험을 제공하고 한국형 AI 시장을 확대한다.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동 개발한다. 국내 규제에 부합하는 보안 수준과 안정적 클라우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간 제한적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했던 기업들이 최신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기능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는 내년 1분기 중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도 내년 1분기 중 출범한다. AX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수준의 컨설팅, 아키텍처, 디자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간거래(B2B), AI·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하고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AX 생태계 확장을 위해 AX 전략 펀드도 함께 조성한다.
이들 기업은 내년 중 이노베이션 센터를 공동 설립한다. 센터는 양사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한 AI, 클라우드 기술 연구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KT는 MS 리서치센터와 공동으로 AI와 미래 네트워크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네트워크 현대화, 6G 분야 공동연구,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산업별 AX와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의 공동 연구개발도 병행한다.
양사는 기존 초거대 AI 모델 중심에서 산업별 영역에 특화된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 토털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범용 인공지능(AGI), 초인공지능(ASI) 등 AI 관련 기술을 주도하면서 6G 등 미래 통신분야 기술과 양자컴퓨팅과 같은 차세대 IT 기술 분야도 준비할 계획이다.
MS와 함께 AX 밸류체인을 구축해 한국형 AI 산업생태계를 확장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기업고객에 개발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관리형서비스공급자(MSP)를 병행하는 ‘토털 클라우드 사업자’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MS와의 협력으로 최고의 AI·클라우드 역량을 갖추게 되면 KT는 대한민국의 기업·개인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맞춤형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며 "KT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AI·클라우드 허브로 도약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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