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지금의 어린이들도 100세까지 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공중보건대학의 제이 올샨스키 전염병학·생물통계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7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세기 이후 인간의 기대수명은 의료 기술 발전과 위생 상태 개선 등으로 인해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30년간 증가세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한국, 일본, 호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스웨덴, 이탈리아 등 기대수명이 높은 8개국에 미국과 홍콩을 추가해 총 10개국을 중심으로 1990년부터 2019년까지 기대수명 추정치를 내놓았다.
분석 결과 20세기 내내 이어진 기대수명 증가세가 1990년 이후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특히 미국의 증가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기대수명 둔화세는 2010년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연구팀은 2019년에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가 될 확률은 여성이 5.1%, 남성의 경우 1.8%에 불과했다.
2019년에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홍콩으로 여성은 12.8%, 남성은 4.4%로 조사됐다. 미국은 2019년생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여성이 3.1%, 남성은 1.3%였다.
울샨스키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인간의 평균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전히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보다 속도가 점점 더 느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100세까지의 생존율은 남성 5%, 여성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 의료 기술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지 못하는 한 인간의 급격한 수명 연장은 21세기에 어렵다고 내다봤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