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와 최고 수준의 인재 및 신에너지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혁신 제조 분야에서 기업과 대학, 싱가포르 정부가 참여하는 공동 연구소를 세워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싱가포르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공립 난양이공대(NTU)와 신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9일 발표했다.
난양이공대는 올해 영국의 고등교육 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전 세계 공과대학 순위에서 14위(아시아 2위)에 오른 연구 중심 대학이다. 현대차그룹과 난양이공대는 수소 에너지, 차세대 발전사업 등 신에너지 분야에서 싱가포르에 적합한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전기차를 통한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과 자원 순환형 수소를 통한 발전 등이 연구 대상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발전 전력의 94%에 달하는 천연가스 의존도를 2035년까지 50%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수소 등 신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난양이공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기술개발 연구소인 과학기술청과 ‘3자 기업 연구소’ 설립 조인식도 했다. 3개 기관이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협약을 맺은 뒤 11개월 만이다. 연구소에서는 AI와 로보틱스 등 혁신제조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한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은 연구기관 18개로 구성됐으며, 소속 연구진은 6000여 명에 달한다.
싱가포르에서 정부, 대학,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3자 기업 연구소를 설립한 한국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3자 기업 연구소에 현지 정부 기관이 참여하면서 향후 성과에 따라 싱가포르 국가 연구펀드의 투자도 받을 수 있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