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주일간의 연휴 휴장후 8일(현지시간) 개장한 중국 본토 증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추가 실행방안 발표가 없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확산되며 열기가 냉각됐다. 또 지난주 상승세를 지속한 홍콩 증시는 10% 가까이 폭락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8일 증시 개장 시점에 10% 가까운 급등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발표 이후 상승폭을 크게 줄여 4.6% 상승으로 마감했다.
지난 주 계속 열렸던 홍콩 증시의 항셍 지수는 주요 중국 기업 주식들의 부진으로 9.4% 급락했다.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 알리바바는 홍콩 시장에서 8.8% 하락했고, 미국 예탁증서는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8.7% 하락했다. 경쟁사 징둥닷컴의 홍콩주식은 개장전에 12% 폭락했고 미국증시에서 ADR은 11.6% 폭락했다.
전기차(EV) 제조업체인 니오(NIO)의 미국증시 예탁증서(ADR)은 12% 하락했으며 IT기업 바이두 및 기술대기업 텐센트, 테무 모회사인 PDD홀딩스 등도 폭락했다.
이 날 중국 최고 경제기획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000억위안(19조1,100억원) 규모의 지출 계획을 올해로 앞당기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침체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SI 300 지수는 골든 위크 연휴전인 9월 30일까지 9회 연속 상승했는데, 이는 금리 인하 및 은행 현금 해제, 증시 지원이 포함된 경기 부양책의 영향에 따른 것이었다. 골드만 삭스 등 월가도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베팅으로 ‘비중확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중국 주식이 과대평가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CSI 300 지수는 주가수익비율(PER)의 5년 중간값이 11.9배인데 비해 최근 13.3배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 실망감이 확대되자 중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유럽 사치품 업체들의 주가도 폭락했다. 이 날 유럽증시에서 이른 오전에 LVMH는 4.8%, 구찌의 모회사 케링은 7% 하락했고 에르메스 인터내셔널도 오전 거래에서 3% 하락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