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 노선에 밀려 기세를 펴지 못하던 동남아 노선이 부활하는 모양새다.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노선 운항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평년보다 빠른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라니냐' 영향으로 영하 18도를 밑도는 매서운 한파가 초겨울부터 몰아칠 것으로 전망됐다. 때문에 추위를 피해 따뜻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들은 동계 스케줄 일정에 맞춰 동남아 노선 신규 취항과 증편에 돌입했다. 항공업계에선 통상 10월 말부터 3월 말까지인 동계 시즌이 '비수기'로 통하지만 최근 국제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LCC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진에어는 필리핀 클라크, 라오스 비엔티안 노선을 오는 27일부터 주 7회 일정으로 재운항한다. 현재 주 7회 운항 중인 인천∼베트남 나트랑, 인천∼괌 노선은 각각 오는 12월12일과 12월19일부터 주 14회 운항한다.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의 경우 11월 16일부터 중대형기를 투입해 공급석을 늘린다.
제주항공은 동계 스케줄에 맞춰 인천~발리/바탐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인천~바탐 노선은 이달 16일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취항, 27일부터는 주 4회로 늘린다. 인천~발리 노선은 27일부터 매일 일정으로 운항하며 부산에서 출발하는 코타키나발루 노선도 주 6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에 나선다.
또 코로나19 이후 운항이 중단되었던 지방 출발 동남아 노선 중 △부산~클락 노선은 이달 27일부터 주 4회 △무안~방콕 노선은 12월8일부터 주 4회 △무안~코타키나발루 노선은 12월8일부터 주 2회로 운항을 재개한다. 기존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주 6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한다.
이스타항공은 동계 시즌이 시작되는 이달 27일부터 부산발 대만(타오위안) 노선에 취항한다. 또 올해 12월19일부터 부산발 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운다.
에어부산은 오는 30일부터 김해공항 최장 거리 노선인 부산~발리(인도네시아) 노선을 주 4회 신규 취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1월23일부터 베트남 다낭에 신규 취항해 주 4회 정기편을 운항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 영향으로 중·단거리 노선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추위까지 더해지면서 쉽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동남아 노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