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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재영 교수 "韓 의료AI는 걸음마 단계…암호문 같은 의사 진료차트, 데이터 많지만 통일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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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데이터 수집이 핵심인 의료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에서 10년 넘게 빅데이터·AI 개발자로 일한 도재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는 “표준화되지 않은 비정형 의료 데이터가 전체 데이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문제는 의료계의 폐쇄성과 연결돼 있다. 의사들이 제각각 표시한 진료 차트는 일반인은 읽을 수조차 없는 암호문에 가깝다. ‘의사 전용 폰트’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도 교수는 “서로 다른 코드명을 써 병원 간 통합도 안 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가 주도 사업(K-멜로디)과 카카오헬스케어 등에서 의료기관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의무 기록을 표준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데이터 활용 규제가 일원화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건의료 데이터를 의료 AI에 활용하려면 가명 처리 등으로 개인 식별 정보를 제거한 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국가에서 공통된 규제다.

하지만 국내에선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이터심의위원회(DRB)도 통과해야 한다. 이중 심의 구조인 셈이다. 최종 심사를 받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수는 “기관마다 허용 기준이 달라 통일성 있게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의료 AI가 발전하는 데 최적의 기반을 갖춘 나라다. 방대하면서도 질 좋은 데이터를 보유해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기반 보건의료체계가 있고,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보급률이 90%가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5세대(5G) 통신망도 구축했다. 도 교수는 “의료 분야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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