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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칼럼] 뮤직카우가 미국에 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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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가 연내 미국에서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저작권을 잘게 쪼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조각투자 서비스를 2016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뮤직카우는 미국에서 음악 저작권을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형태로 거래할 계획이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증권이다.

뮤직카우는 저작권 조각투자의 ‘원조’지만 국내에서는 토큰증권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지난해 초 발표했으나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올해부터 토큰증권을 매매할 수 있게 하겠다던 정부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토큰증권 첫 삽 못 뜬 한국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이 토큰증권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미 토큰증권이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걸음마도 떼지 못해서다.

지금도 조각투자가 가능한데 굳이 토큰증권을 도입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토큰증권을 이용해 조각투자를 하면 거래 편의성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재는 음악 저작권, 미술품, 부동산, 한우, 명품, 와인 등에 조각투자하려면 각기 다른 플랫폼에 일일이 가입해야 한다. 음악 저작권은 뮤직카우, 부동산은 카사코리아, 미술품은 열매컴퍼니 등이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식이다.

토큰증권이 도입되면 다양한 자산 투자가 한곳의 거래소에서 이뤄질 수 있다. 모든 상장 주식이 한국거래소를 통해 매매되는 것과 비슷하다. 투자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주식을 거래하듯 음악 저작권, 미술품, 부동산, 웹툰 등 원하는 자산을 한곳에서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발행 업무를 담당해 시장 신뢰도도 올라간다.
문화·예술계 바꿀 '마중물'
투자자보다 더 큰 변화를 겪을 쪽은 예술계와 문화계일지 모른다. 뮤직카우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작곡가들이 저작권을 투자자와 나누는 것에 거부감이 컸다고 한다. 지금은 젊은 작곡가들이 먼저 찾아와 저작권을 판매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다. 초기 작품을 유동화해 이를 종잣돈 삼아 창작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것인데, 토큰증권 도입 때 이 같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기업이 기업공개(IPO)와 주식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본금으로 사세를 불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지난 6월 회기가 종료되며 자동 폐기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22대 국회에서 여당 의원발로 비슷한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씨티그룹은 전 세계 토큰증권 시장이 2030년 4조~5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컨설팅업체 퀸란앤드어소시에이츠는 2030년 증권 발행액의 27.4%를 토큰증권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증시 후진국’도 모자라 ‘토큰증권 후진국’이란 오명까지 얻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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