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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종목 동일비중 ETF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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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S&P500지수 구성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동일 가중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모든 종목을 골고루 담은 동일가중 ETF의 주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부담스러워진 빅테크 대신 저평가 종목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동일가중 ETF가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Y보다 높은 수익률 냈다

3일 ETF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RSP)’에 25억5330만달러(약 3조3818억원)가 순유입됐다. RSP는 미국 S&P500지수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ETF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형 ETF 2583개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순유입액 4위를 기록했다. 올 하반기 이 ETF에는 53억6509만달러의 투자 자금이 몰렸다. 상반기 들어온 금액(25억5042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 순유입된 것이다.

RSP는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종목을 모두 0.2%의 동일한 비중으로 담았다.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비중이 약 32%에 달하는 기존 S&P500지수 추종 ETF와 대조적이다. 기술주의 높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미 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기술주는 최근 조정을 겪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마이크로소프트는 8.67%, 아마존은 6.49% 하락했다. 엔비디아도 4.38% 내렸다.

주요 기술주가 조정받으면서 동일가중 ETF는 최근 S&P500지수 성과를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 RSP는 3개월간 9.7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추종 대표 ETF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는 4.59% 오르는 데 그쳤다.

역사적으로도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지수보다 높은 장기 수익률을 기록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 동일가중 지수 수익률은 기존 S&P500지수 대비 50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오른 주식은 비싸게 팔고, 내린 주식은 싸게 사는 효과를 내서다.
○“M7 제외 저평가 종목 상승폭 클 것”
최근 기술주 쏠림 현상이 사그라들면서 RSP의 상승 여력도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그니피센트7에 지나치게 쏠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이 저평가된 나머지 종목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S&P500 종목의 약 60%가 S&P500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1~6월 S&P500 종목 중 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낸 종목이 약 25%에 불과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매그니피센트7과 S&P500지수 나머지 구성 기업의 이익 격차도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3분기 매그니피센트7과 나머지 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20%, 2.5%로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내년 순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각각 19%, 14%로 좁혀졌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부장은 “인공지능(AI) 열풍이 짧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그니피센트7의 주가도 상승하겠지만 당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졌다”며 “매그니피센트를 제외한 저평가된 나머지 종목이 당분간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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