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제삼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해 아이를 키우는 여성 동성애자 커플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일본 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성소수자가 242명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사회해방학회는 지난달 15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더 있을 수 있다.
성적 소수자의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코도마푸는 지난 4월부터 6월에 걸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오사카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아키토모 신가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육아를 하는 사람, 육아를 검토하고 있는 사람, 이전에 하고 싶었지만 포기한 사람 등 710명의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말한 사람(임신 중 포함)은 242명이었다. 자녀 수에 관해 묻는 질문에는 64.8%가 '1명', 30.6%가 '2명'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지난 3년간 122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가 제삼자에 의한 정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출산했다고 답했다.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는데 이 응답자의 자녀들은 대부분 연령이 높았다.
주쿄대학의 카자마 타카시 교수는 "2010년대부터 제삼자로부터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는 방법이 여성끼리의 커플에서 주류가 된 것 같다"고 봤다. 특히 "10년 전쯤부터 아이를 키우고 싶은 여성 동성애자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42명 중 32.2%는 도쿄도, 28.1%는 도쿄 외곽의 간토 지역에 거주했다. 카자마 교수는 "소득 등 여성이 함께 생활하고 아이를 기르는 환경이 도시에 치우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 70% 이상은 성 소수자가 일본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불안과 걱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법 제도의 부재', '사회적 편견과 무지', '아동 괴롭힘' 등을 불안 요소로 꼽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지난 2020년 정자를 기증받아 결혼하지 않고 홀로 출산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