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대감에 소비재주↑
2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287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26%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 108개만 따로 추리면 평균 수익률은 -2.69%로 더욱 낮아졌다.배당주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지난달 밸류업지수가 발표된 후 은행주, 보험주 등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가며 배당주 펀드 수익률도 흔들리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7.3%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6.15%) 삼성생명(-6.69%) 등도 약세였다.
반면 경기에 민감해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소비재주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소비재 펀드 30종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48%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테마 펀드 가운데 농산물 펀드(6.15%) 다음으로 한 달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경기소비재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3.07%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는 4.45%, 고배당주 지수인 코스피 고배당50TR은 2.53% 하락했다.
밸류업지수 발표에 따른 주주 환원 기대감이 주요 소비재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 한 달간 F&F는 19.28%, 영원무역은 15.65% 상승했다. F&F와 달리 영원무역은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최근 거래소가 종목 개편을 시사하면서 추가 편입 기대가 높아졌다. 한세실업과 쿠쿠홈시스, 골프존은 밸류업지수에 포함되면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2.28%, 3.85%, 2.79% 뛰었다.
중국이 최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소비재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카지노 업체 GKL과 파라다이스는 한 달 사이 각각 9.71%, 5.04% 상승했다. 호텔신라와 코스맥스는 중국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각각 2.96%, 19.04% 올랐다.
○실적은 ‘물음표’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달리 실적 전망은 하향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1467억원에서 최근 1354억원으로 하향됐다. 영원무역 컨센서스 역시 같은 기간 1443억원에서 1252억원으로 내려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F&F의 국내 시장 부진이 더 길어지고 있어 급격한 실적 회복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중국발 훈풍이 불고 있는 화장품주 역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발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하루 주가가 7.04%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1개월 사이 13.8% 줄어든 455억원으로 낮아졌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실제 화장품산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