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민아가 지난 1년 동안 손해영으로 살아왔던 시간을 돌아봤다.
신민아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티빙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 종영 인터뷰에서 "어제 마지막 방송 이후에야 '끝났다'라는 실감이 났다"며 "시원섭섭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해영을 연기하며 시원시원했다"며 "상상 장면이 많았지만, 결혼식 장면에서 손 욕을 한다던가, 욕설을 하는 것들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하기 쉽지 않은데 안 해봤던 표현이라 재밌고 통쾌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의 손익 제로 로맨스 드라마다. 신민아는 손해영 역을 맡아 김영대와 티격태격 '쌍방' 로맨스를 보여줬다.
신민아는 거침없는 표현과 행동을 보여주고, 여기에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더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캐릭터와 빈틈없이 동화된 신민아가 각 인물과의 스펙터클한 서사를 유려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신민아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캐릭터에 끌림이 있었다"며 "여자들끼리 음담패설은 대본을 보며 신선했고, 더 적나라했는데 시원시원하게 느껴졌고, 캐릭터가 입체적이라 생각하게 만든 지점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개 연애 중인 배우 김우빈의 언급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신민아는 "작품을 하는 입장고, 작품 속 커플을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자제하려 한다"고 양해를 당부했다.
다음은 신민아와 일문일답.
▲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어떨까.1년 전에 시작했다. 사전 촬영했고, 이제 방영이 됐다. 1년 동안 이 작품을 계속 한 느낌이다. 어제 마지막 방송 이후에야 '끝났다'라는 실감이 났다.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잘 마무리한 거 같다. 가짜 결혼으로 시작해 엄마에 대한 얘기까지 마무리가 잘 된 거 같다. 해영의 성격과 능력이 다 나오지 않았지만, 상상 속에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
▲ 해영이 분량이 적다는 아쉬움도 있었다.저는 이미 촬영을 끝난 지 오래돼서 그런 마음은 안 들었는데, 하려던 말이 많아서 그걸 분배하는 과정에서 나온 거 같다. 그렇지만 해영의 색깔이 잘 드러난 거 같다.
▲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지만, 이번 작품은 독특하다고 했다.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캐릭터에 끌림이 있었다. 속 시원한 장면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고 대처하는 모습이 해영이 판타지인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 스스로 어떤 걸 깨닫고 표현하는 방법도 신선했고, 재밌을 거 같았다. 해영을 보며 저도 쾌감을 느꼈다. 이렇게 쿨하고, 뜨겁고, 이런 모습이 시원시원했다. 거기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원하는 캐릭터가 안 됐나 싶다.
▲ 어떤 장면에서 쾌감을 느꼈나.상상 장면이 많았지만, 결혼식 장면에서 손 욕을 한다던가, 욕설을 하는 것들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하기 쉽지 않은데 안 해봤던 표현이라 재밌고 통쾌했다. '욕을 제대로 해야지' 하면 어색할 거 같아서 감정에 더 신경을 썼다. 그리고 남자들이 하는 욕을 많이 봤다. 생각보다 너무 재밌더라.(웃음) 숨을 쉬듯 욕을 하려 했고, 그게 없으면 심심한 거 같았다. 방송 심의가 있어서 나오지 않았지만, OTT와 하는 장점이 있어서 더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색깔이 더해질 수 있었던 거 같다. 여자들끼리 음담패설은 대본을 보며 신선했고, 더 적나라했는데 시원시원하게 느껴졌고, 캐릭터가 입체적이라 생각하게 만든 지점이기도 했다.
▲ tvN과 티빙 버전이 달랐다.실제로도 촬영을 다르게 한 게 있었다. TV로 본방송을 보고, 나중에 티빙으로 한 번 더 봤다. 김영대 씨가 박스를 열어보는 장면도 촬영장에선 좀 민망했다. 방송에서는 '블러 처리 한다'고 했는데, '가려지면 재미없을 텐데 어쩌지' 생각하기도 했다. 해영이가 무서워 보일까 봐 최대한 귀엽게 하려고 했다. (웃음)
▲ 시작은 가짜 결혼인데, 이런 설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공감했을까.저는 가짜 결혼을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가짜 결혼 소재 드라마도 있긴 했지만, 이 작품의 시작은 축의금 때문이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신랑을 구하는 설정이 신선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상상하지 않았지만,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축의금이 아깝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그런 얘길 하는 거 보면 공감했던 거 같다. (웃음)이 작품을 하며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 김우빈과 공개 연애를 오래 해서 '결혼 안 해' 이런 반응들도 나왔을 거 같은데, 이 작품을 통해 달라진 게 있을까.그냥 그럴 수도 있구나 싶다. (웃음)
▲ 축의금뿐 아니라 사내 미혼과 기혼에 대한 차별도 '가짜 결혼'의 원인이 되지 않나.우리가 쉽게 생각할 때, 기혼보다 미혼이 활발하고, 기혼에 더 박하다고 하지 않나. 그걸 틀은 게 이 작품 같다.
▲ 해영이 멋진 커리어우먼이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런 부분이 무너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반응도 있었다.그게 로맨틱 코미디의 특정인 거 같다. 처음엔 캐릭터와 주제 의식을 보여줘야 하니까, 이제 장르적 정석이고 특정인 거 같다. 해영은 결핍이 많은 캐릭터인데 그걸 현명하고 재치 있게 풀어가는 성격이지만 그 안에 결핍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과 엄마와의 관계를 풀어가면서 아픔을 겪어내는 과정에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쉽진 않았지만, 정성껏 표현하려 했다.
▲ 김영대가 제작발표회에서 '팬이다'고 말했다.계속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다 연상연하 설정이라 낯선 분위기가 있었다. 극 중 나오는 미묘한 긴장감과 서로 가까워지는 부분들이 실제 관계에서의 것들이 반영된 거 같다. 김영대 배우는 앞으로도 더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작품을 많이 할 친구이고, 많은 분이 좋아해 주지 않았나. 그런 것들을 갖고 갈 수 있는, 미래가 기대되는 친구다.
▲ 이 드라마가 끝나고 스핀오프 작품이 나온다. 신선한 시도 같다.워낙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스핀오프까지 기대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저 역시도 궁금한 부분이다.
▲ 해영과 싱크로율은 어떨까. 실제 신민아는 손해 보는 걸 감수하는 스타일일까.지나고 보니 닮은 부분이 많더라. 그런데 머리가 빨리빨리 돌아가서 잘 대처하는 건 닮고 싶다. 저도 손해 보고 잘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더라. 남들만 좋고 끝나는 건 싫은 거 같다. (웃음)이 상황에서 이거 하나는 챙겼다, 이러면 넘어가는 거 같다.
▲ 주변 반응은 어떨까.너무 재밌게 보고, 웃긴다고 해주셨다. 제가 코미디 연기하는 걸 좋아해서, 웃긴다고 하면 좋다. 또래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 줘서 힘을 얻으면서 방송했다.
▲ 김우빈의 반응은 어떨까.재밌게 잘 봤다고 하더라. 각자 하는 작품에 영향이 될까 봐 언급이 조심스럽긴 하다. 드라마 안에서 커플을 응원하는 분들도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서도 언급을 안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명불허전 '로코여신'이라는 평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상큼하고 예쁘다고, 찬사가 이어진다.이전부터 해왔고, 재밌겠다고 해서 한 건데, 작품이 들어오고 캐릭터가 좋다면 계속 하고 싶다. 다른 형태의 로맨틱 코미디들이 들어올 수도 있고, 그것과 상관없이 표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시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나 스릴러나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고,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형태의 사랑 얘길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도 있을까.시트콤을 해보고 싶다. 독특한 캐릭터가 많은 시트콤을 찍어도 좋을 거 같다. 그리고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원하고 있다. 장르가 완전히 바뀌어서 깊이 표현하는 캐릭터도 원하고 있다. 다양한 욕심이 있는 거 같다. (웃음)
▲ 연말 계획이 있을까.올해 많은 일을 했다. 그래서 이제 쉬는 시간을 갖고 싶다. 방송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서, 긴 시간은 아니지만,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여행도 하고, 휴식을 하고, 작품 선택도 하고 싶다.
▲ 해영을 보내며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너무 멋있고, 드라마 끝날 때쯤 해영이 아이 같은 모습으로 감정을 표현해 더 마음이 놓인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해영의 길을 응원한다. 사업도 잘될 거 같다. 해영이는 깜짝 놀랄 만큼 잘 될 거라 생각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