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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집을 안 사요" 집주인들 분노 폭발…무슨 일이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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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이틀을 쓰면 9일을 쉬는 10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임장(臨場)족'들이 관심 있는 동네와 집을 보기 위해 임장 강행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업계에서 임장은 매수 희망자들이 집이나 상가, 땅을 사기 전 발품을 팔아 해당 지역을 둘러보고 주변 환경을 살피는 활동을 뜻합니다.

정부는 지난달 국군의 날(10월1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개천절(10월3일)을 포함해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집니다. 해당 기간 휴가를 이틀(2, 4일) 사용하면 길게는 6일을 쉴 수 있고, 만약 지난달 30일까지 휴가를 냈다면 최장 9일을 연이어 쉴 수 있습니다.

모처럼 긴 징검다리 연휴가 생기면서 임장족들의 엉덩이가 들썩들썩합니다.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후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져 관심 있는 물건들을 찍을 수 있는 시장 분위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집값이 한 번 오른 후 쉬어가는 분위기라 옥석을 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임장족들의 관심이 큽니다.

임장 관련 온라인 메신저 대화방에 가입한 직장인 박모씨(39)는 "추석 때 이미 해외여행을 다녀와 징검다리 연휴 때는 굳이 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한국에 남아 관심 있는 동네의 임장을 '빡세게' 다녀오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과거엔 '임장족'이라고 하면 투자자들을 대체로 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버스를 빌려 지방에 있는 매물을 싹쓸이 해오거나 시장에서 투자를 조금 한다는 유명인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함께 투자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임장에 대한 트렌드도 변했습니다. 요즘엔 3~4명이 말 그대로 부동산 시장을 직접 보기 위해 임장을 다닙니다. 누군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글이나 심지어는 신문이나 방송 등에 나오는 정보도 믿을 수 없다는 게 임장족들의 생각입니다.

임장족인 직장인 황모씨(43)는 "어떤 신문에서는 집값이 내리고 있다고 하고 어떤 신문에서는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얘기하는 등 당최 오락가락해서 믿을 수가 없다"며 "내가 가고 싶은 지역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임장을 다닌다"고 전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내 집 마련'에 관심이 커진 것도 임장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임장을 다니는 젊은 층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며 "중개업소에 음료수나 빵, 커피 등을 사서 들어와 동네 분위기나 좋은 매물 등이 있는지 물어본다. 당장 사지 않는다고 해도 꼭 연락을 달라며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로열층이나 로열동에 입주해 있는 경우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집을 보겠다는 요청이 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집을 내놓은 이후 40팀은 집을 보고 간 것 같다"며 "이들 중 매수 의사를 밝힌 경우는 단 한 팀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요즘 젊은 사람들 집 보러 다니는 게 취미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그럼에도 집을 보여줘야 그나마 팔리는 확률이 높아지니 안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오늘 부동산에서 세 팀이 보러 오는데, 기분이 나쁘다"며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집을 매수할 것 같은데 구조를 참고하라고 보여주는 집이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도 손님이 온다고 해서 전날부터 종일 청소를 해놓고 점심도 집에서 해 먹으면 냄새가 날까 봐 밖에서 먹으면서 저녁 손님을 기다린다"며 "세 팀 가운데 딱 봐도 두 팀은 구경만 하러 온 게 보인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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