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신세계건설 공개매수에 나선다.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자회사를 상장폐지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신세계건설의 보통주 212만661주(27.33%) 공개매수에 들어간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세계건설 자사주(2.21%)를 제외한 주식을 전량 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1만83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7일 종가인 1만6050원 대비 14.02%의 프리미엄을 붙인 금액이다. 공개매수 자금은 약 388억원이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마트는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빠르게 신세계건설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은 수년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이마트의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4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엔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신세계건설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매수한 가격이 공개매수 제시가보다 낮으면 투자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신세계건설의 52주 최고가는 1만8650원이다. 2021년 1월엔 주가가 장중 6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공개매수에 실패하더라도 이마트가 교부금 주식교환 카드를 쓰면 무리 없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교부금 주식교환이란 지배주주가 정한 단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소수 주주의 잔여 지분을 강제로 매수하는 것을 뜻한다.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통해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진행된다.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신세계건설이 1월 합병하면서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율은 기존 42.70%(지난해 말 기준)에서 70%로 대폭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추진할 때부터 공개매수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부동산 PF발 위기를 겪고 있는 신세계건설을 상장폐지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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