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의 경기 연착륙 기대가 커진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강세가 겹친 영향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8원60전 내린 1318원60전을 기록했다. 약 6개월 만에 1310원대까지 내려온 것으로, 지난 3월 14일 1317원60전을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간밤 달러 약세를 반영해 전날보다 9원50전 하락한 1317원70전에 개장했다. 이후 장중 1315원50전과 1322원50전 사이에서 등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린 것은 전날 야간에 달러화 약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이날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1318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1327원20전)에 비해 9원20전 하락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8000건으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위험 회피 심리가 살아나자 위험자산인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수세도 원화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중국 위안화 강세 역시 원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 패키지를 공개한 데 이어 재정 지출 확대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행할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조치가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위안화에 연동돼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310원대로 내려온 환율 레벨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주식 투자 관련 환전 수요도 환율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엔화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이후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6원90전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917원43전)보다 53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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