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숏폼 대항마'로 긴 글 중심의 롱폼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출판사조차 통상 10명을 모으기도 힘든 북토크 행사를 연달아 진행하면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는 깜짝 성과를 낸 데 이어 팝업 성지인 성수동에 둥지를 틀고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27일 카카오에 따르면 포털 다음(Daum)의 콘텐츠 창작·출판 플랫폼 브런치스토리 창작자(작가) 수는 지난 6월 기준 약 7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2개월 전보다 2000여명 더 늘어난 것이다. 브런치를 통해 출간한 작가 수는 4400여명, 출간된 도서 수는 약 7900권에 이른다.
작가 수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브런치는 출시 당시인 2015년 6월부터 2022년 2월까지 7년간 5만명의 작가를 모으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같은 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약 2년 3개월간 2만2000여명에 이르는 작가들이 브런치로 몰린 것.
카카오는 매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축적하는 데 열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는 그간 응모한 작품만 5만3177개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수상작은 349개로 수상자는 327명이다. 카카오는 수상작 출판 지원금으로 약 5억6000만원을 썼다.
브런치는 출판업계가 주목하는 플랫폼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출판사들은 브런치에 올라온 글을 활용해 책을 출판하기도 한다.
팬층도 두터워지는 추세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가들이 릴레이로 9차례에 걸쳐 북토크를 진행한 결과 모든 회차가 예약 매진될 정도로 참여자가 몰렸다. 북토크에 참여한 약 300명이 브런치 작가들을 만났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사에서 단독으로 북토크를 열면 참여자 10명을 모으기도 어려운데 전원 매진을 기록해 브런치스토리의 플랫폼 파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브런치는 더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지면에도 잠시 자리를 폈다. 다음 첫 화면 상단 가장 왼쪽에 마련됐던 '틈' 탭을 통해 매주 특정 주제별로 브런치 콘텐츠를 노출했다. 1주간 주제별 콘텐츠를 매일 13개씩, 총 91개의 글이 다음 지면을 채웠다.
틈 시즌1은 지난 6월을 끝으로 10주차에 걸친 서비스를 마무리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초 틈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유진 카카오 스토리크리에이터TF장은 앞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틈) 시즌2에선 지나간 큐레이션을 잘 볼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할 것"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균열, 틈이 필요하다는 것이 틈이 나온 이유인데 이것이 저희가 이용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가치이고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치는 오프라인으로도 사용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팝업 성지인 서울 성수동에 둥지를 튼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가들의 여정을 한 권의 책에 빗대 구현한 팝업 전시장에서 글쓰기 요령과 영감을 얻는 과정을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팝업 전시장은 다음 달 3일부터 13일까지 운영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카카오톡 예약하기 서비스를 통해 전시 관람을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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