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는 제조 이후 활성화 과정(충전과 방전을 수만 번 반복하는 것)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장비가 2차전지를 충·방전하는 장비인 충·방전기다. 매년 세계적으로 수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시장이다. 전기차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레이저 솔루션 기업인 한빛레이저는 최근 충·방전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사진)는 23일 “충·방전 시스템은 레이저 전원장치가 전력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과 기술이 비슷하다”며 “기존 레이저 사업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충·방전기 관련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엔드유저와 최종 품질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한빛레이저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400억원이다. 한빛레이저가 생산하는 충·방전기는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모를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김 대표는 “전류가 끊기지 않는 직렬형 충·방전 기술을 개발했다”며 “전지에 연결하는 전원장치 수를 줄여 낭비되는 전력을 획기적으로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 영역인 레이저 솔루션 부문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저는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제조업 생산공정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레이저 용접은 전기와 플라스마 용접에 비해 용접 대상의 열 변형 가능성이 낮고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레이저 장비 제조 시 비전·로보틱스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을 회사의 경쟁력으로 언급했다. 두 기술이 있어야 생산 자동화 공정에 레이저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비전·로보틱스 기술은 레이저 기계가 용접·마킹 등 작업해야 하는 부분을 인지하고 그에 맞게 위치를 조절하는 기술”이라며 “양산 단계에서는 소재나 부품이 미세하게 다른 위치에 놓일 수 있는 만큼 이를 자동으로 인지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대전=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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