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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에 미국 현지시간으로 17일과 18일에 열리는 미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못지않게 중요한 중앙은행 회의가 일본은행(BOJ) 회의이다. 미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 기대되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효과 마저도 20일에 일본은행의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배런스칼럼은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소폭이라도 금리를 올리면 현재 5%인 미국의 금리와 0.25%인 일본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잔존해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추가로 풀려 미국의 금리인하에도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지만 지난 7월의 인상도 예상된 것은 아니었다.
금리가 싼 일본 통화로 돈을 빌려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지난 7월말 일본 은행이 0%에서 처음 금리를 올린 시점을 전후로 대규모로 청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남아있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있다.
노무라의 경제학자 유스케 미야이리는 "대부분의 단기 캐리 트레이드는 8월초에 99% 청산됐지만, 완료에 몇 년 걸리는 중기 및 장기 캐리 트레이드가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남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속도를 더 가파르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NG 전략가 크리스 터너는 "일본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빨리 인상할지가 핵심"이라며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이 있다면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에 대한 엔화의 강세는 캐리 거래자들이 처음 빌린 것보다 더 많은 달러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손실을 늘릴 수 있다.
노무라는 미연준이 올해 3회, 내년에 4회 금리를 인하하여 주요 금리를 3.5%~3.75% 범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일본은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천천히 1%로 인상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2.5%포인트의 격차는 5%를 훨씬 웃돌았던 연초에 비해 크게 좁혀진 것이다.
수년간 일본에서 거의 공짜로 빌린 돈은 금융시장과 많은 투기적 베팅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이 자금은 엔비디아 같은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에만 투자된 것이 아니며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남아프리카 랜드 같은 고수익 통화에 많이 투자됐으며 이들 통화는 지난 달 엔화가 상승하면서 가장 많이 하락한 통화이다.
이제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 돈의 일부가 직접적, 간접적 방법으로 시스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ING의 터너는 "외환 변동성이 증가하면 거래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가치 위험(VAR)이라는 지표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위험 관리자는 트레이더에게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라고 지시하게 된다”며 "실제로 포지션이 줄어드는데는 변동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밝혔다.
게다가 엔화가 더 상승하거나 금리 갭이 현재 예상보다 더 줄어들면 캐리 트레이더가 대출을 갚기 위해 더 많은 자산을 매도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ING의 터너는 캐리 트레이드가 반전되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신호인 엔화의 움직임이 이제는 좀 더 질서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초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엔화는 달러당 105에 거래됐다. 그 이후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캐리 트레이드는 인기를 끌었다. 올해 7월 중순에는 엔화는 달러당 16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엔화는 지난 주 이후 달러당 140엔이하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는 달러 가치가 10% 이상 하락했다는 뜻이며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 통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 움직임이다. ING는 엔화가 연말까지 135까지 갈 수 있다고 예측하는데, 이는 달러가 현재 수준보다 약 5% 더 하락한다는 뜻이다.
터너는 "축적된 레버리지의 많은 부분이 7월부터 터져서 이제 같은 정도의 혼란을 다시 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덜 격렬한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익숙한 것보다는 더 클 수도 있다.
이스털리 EAB 리스크 솔루션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인 아르님 홀처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상황을 모두가 이미 겪었다고 마음을 놓고 있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변동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가 실제로 안정되는 수치에 도달할 때까지 변동성은 좀 더 오랫동안 조금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