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후보를 싸잡아 비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중 희망 의사를 내비쳤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현지시간)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후보 모두에게 날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낙태권 수호를 모두 생명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유권자들에게 차악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오는 두 후보의 이름을 따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민자를 쫓아내는 사람이든, 아기를 죽이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이든 둘 다 생명에 반한다”며 “둘 다 생명에 반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대선후보 모두를 비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같은 날 중국에 대해서는 “가톨릭교회의 약속이자 희망”이라고 언급하고 중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즉위한 이후부터 중국과의 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 중국은 1951년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교황청과 단교하고 교황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는 등 수십년간 갈등을 겪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양측간 해빙 무드가 시작됐다.
특히 지난달 교황이 임명한 중국 주교인 스훙전 멜키오르 신부를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하자 교황청이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밝히는 등 양측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분위기다.
교황은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나에게 중국은 환상”이라며 ”중국은 대단한 나라로, 중국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천년의 유구한 문화를 가진 나라이며 다른 민주주의 체제를 뛰어넘는 대화와 이해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