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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설마했는데…"이게 무슨 냄새야?" 경악 [김대영의 노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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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에 없던 사내 고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땀냄새가 심한 직장 동료 탓에 괴롭다는 사연이 적지 않게 터져 나왔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잘 씻으라"라거나 "더럽다"고 망신을 줬다간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더러운 상사' 때문에 "힘들다" 고충 토로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 회사 커뮤니티 페이지에서 최근 '더러운 상사' 때문에 괴롭다는 사연이 올라와 직장인들 간 논쟁이 일었다.

이 사연의 핵심은 같은 회사 상사가 더럽다는 고충이다. 사연을 올린 작성자는 "(상사에게서) 암내는 기본이고 덜 말라서 꿉꿉한 냄새가 옷에서 난다"며 "일단 머리를 잘 안 감고 기본적인 위생을 안 지킨다"고 토로했다.

그는 "(상사가) 책상을 닦는 걸 본 적이 없고 그래서 책상 마우스, 키보드 다 번들거리는 데다 양치도 잘 안하고 손도 잘 안 씻는다"며 "결재 올리면 간섭하신다고 마우스, 키보드 등 제 물건을 만지시니 그때마다 번들거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뾰족한 수가 없을지 고민을 털어놨다.

이 게시글은 조회수가 1만회를 넘겼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게시글을 본 다른 직장인들은 "우리 회사에도 그런 분이 있다", "회사마다 그런 상사 꼭 있다"는 등의 공감을 표했다.
"예민하다" vs "타인을 배려해야" 논쟁도
논쟁도 벌어졌다. 한 직장인은 "만약 누가 '너무 깔끔해요, 좀 더럽게 사세요'라고 하면 따를 거냐"라며 "이런 글을 쓴 것 자체가 '내가 맞고 상대는 틀리다'는 건데 그런 마음가짐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깨끗한 게 더러운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자기 위생 기준에 대해 우월의식을 가지면서 조금이라도 덜 깨끗한 남을 혐오하고 무시하는 사람들 실로 X 같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다른 직장인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위생 문제가 지속적으로 있으면 타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본인이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선풍기 틀거나 향수 선물…대처법도 제각각
다른 기업에서도 유사한 고충이 이어지고 있다. 한 기업 인사노무 담당자는 사내에서 방귀를 계속 뀌는 직원 때문에 고충이 제기되자 이를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직장인들 대처법은 제각각이었다. 한 직장인은 냄새가 오지 않도록 탁상용 선풍이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은 땀냄새가 심한 동료에게 향수를 선물했다고 했다.

고충이 계속되면서 악취를 풍기는 것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 아니냐는 강경한 주장도 들린다. 하지만 이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 냄새를 풍기는 것은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냄새를 풍기는 것은)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그냥 (냄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어서 괴롭힘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에 "더럽다" 했다간 괴롭힘될 수도
해당 상사에게 직접 위생 문제를 언급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상황에 따라 위생 문제를 지적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

서 박사는 "사람이 씻고 안 씻고는 개인의 선택인데 몸이 더러운 것을 지적하다 오히려 과도한 참견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자칫 자꾸 씻으라고 반복하거나 (냄새가 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상처를 주면 그 행위가 차별성 발언으로 괴롭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 사내 교육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꼽힌다.

서 박사는 "냄새가 너무 심해서 여러 사람에게 고통을 줄 정도라면 사내 매너 교육을 통해 '잘 안 씻는 건 매너 없는 행동'이라고 하는 대신 '청결해야 서로 좋다'는 방향으로 교육을 해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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