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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때와 다르다"…굳은 표정의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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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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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9월 13일 11: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3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최창근 명예회장은 오전 8시30분께 굳은 표정으로 본사에 들어왔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분쟁 이후 강남에서 중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영풍의 공개매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 다른 답변없이 사무실로 향했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이날 고려아연에 대해 최대 2조원대 공개매수 들어가면서 고려아연 측은 허가 찔렸다는 반응이다. 최 회장 측의 약점은 부족한 자금력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약탈적 인수합병(M&A)라고 판단한다"라는 의견표명서를 냈다.
    한국앤컴퍼니 때와는 달라
    지난해 12월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때와는 다르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당시에는 차남인 조현범 회장 측이 40%의 높은 지분율과 자금력을 동원해 공개매수를 손쉽게 저지할 수 있었다.

    한국앤컴퍼니가 손쉽게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데에는 △자금력 △지주사 체제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시가총액 5조원 규모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차지하기 위해선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차지해야 한다. 한국앤컴퍼니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대로 작다. 조현범 회장 측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40%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지주사 지분을 조금만 매입해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시가총액 13조원대 기업이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을 직접 매입해야 한다. SK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하기 위해선 6.05%(7000억원)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쉽지 않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고려아연은 현대자동차와 한화 등 대기업과 연합하는 카드를 고심하는 중이다. 영풍처럼 다른 사모펀드와 손잡고 경영권을 방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풍정밀 차지하는 곳이 승자"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과 별개로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1290억원을 동원해 지분의 43.43%(684만801주)를 공개매수한다. 영풍정밀이 고려아연의 지분 1% 이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개인주주들(26%)과 국민연금(7.6%)이 들고 있는 지분을 전부 공개매수하기 쉽지 않은 만큼 영풍정밀을 차지하는 것이 이번 공개매수의 핵심이다.

    영풍정밀은 전날 대비 2810원(29.99%) 오른 1만218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아직 공개매수가격(2만원)의 60%에 불과하다. 현재 주가에서 추가로 64% 상승할 전망이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영풍정밀을 공략한 이유는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때문이다. 영풍정밀은 지난해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여 최근 지분율을 1.85%까지 끌어올렸다.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고려아연 지분 1.85%를 차지할 수 있는 셈이다. 시중에서 고려아연 지분 1.85%을 사기 위해서는 2158억원이 필요하다. 영풍정밀을 인수하면 869억원 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셋째 작은 아버지인 최창규 명예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최창규 명예회장(5.85%)을 포함한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5.28%다. 최 회장 측도 장내에서 영풍정밀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최윤범 우호세력 분류되는 현대차·한화·LG 움직일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의 2차 경영권 전쟁의 막이 오르면서 양측은 진열을 정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한화와 LG, 현대자동차를 백기사(우호세력)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은 영풍의 자회사 코리아써킷 등을 이용해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수해왔다.

    지분 7.57%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기관 투자가들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고문 측으로는 KCGI자산운용, 고려아연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대기업인 현대차 한화 LG를 끌어들인 바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를 이용해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 측 지분 확보 능력이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현재까지 종친일가를 끌어들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미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지분을 매입 중이다. 다만 영풍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최대 2조1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양측의 이전투구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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