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굴리는 MBK파트너스가 영풍그룹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그룹 보유지분 상당수를 매입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에 오르는 동시에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14.6%를 사들이기로 했다. 의결권 있는 고려아연 지분 52%를 확보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타이어그룹에 이어 ‘지배구조 개선’을 내걸고 대기업을 향한 행동주의 포문을 재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장형진 고문과 함께 이달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원이다. 이날 종가 55만6000원에 18.7% 프리미엄을 얹었다. MBK파트너스 측은 전체 영풍 발행 주식 중 최소 7.0%에서 최대 14.6%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총투입자금은 최소 9537억원에서 최대 1조9964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파트너스와 장씨 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33.13%에서 최소 40.13%, 최대 47.73%까지 늘어난다. 자사주 등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제외하면 MBK파트너스와 장씨 일가의 지분율은 최대 52%로 늘어난다. 영풍그룹은 MBK파트너스가 추후 고려아연을 사갈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MBK파트너스에 단일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주는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같은 기간 영풍정밀 주식도 주당 2만원에 최대 43.43% 공개매수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최씨 일가가 영풍정밀을 지배하고 있지만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과반 지분을 확보해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에 대한 의결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