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온누리상품권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 ‘오픈런’이 벌어지는가 하면 온라인 판매처에선 접속량 폭주로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한다. 정부가 평소 5~10%인 할인율을 이달 들어 한시적으로 10~15%로 높이자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나온 1차 할인 판매 물량은 당초 정부가 예상한 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4061억원어치가 팔리며 3일 만에 소진됐다. 정부는 9일부터 2차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에 준비한 물량은 1조원어치로 알려졌다.
온누리상품권이 인기를 끄는 건 할인폭이 커진 데다 사용처도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전통시장과 상점에서 쓸 수 있는데 그동안 업종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이달 10일 법이 개정돼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있는 음악·미술·태권도학원, 병·의원, 치과, 동물병원, 법무·세무사무소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개인별 구매 한도는 월 200만원이다.
온누리상품권과 종종 비교되는 게 지역상품권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1인당 25만원씩 주자고 할 때 거론되는 ‘지역화폐’가 바로 지역상품권이다. 시·군·구가 발행하며 해당 지역에서만 쓸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쓸 수 없는 건 온누리상품권과 마찬가지다. 원래 지역 내 대형마트에선 쓸 수 있었는데 소상공인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제외됐다. 할인율은 10%이며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70만원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20년 보고서에서 지역상품권보다 온누리상품권의 효과가 낫다고 평가했다. 지역상품권은 특정 지역에서만 쓸 수 있어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이 증가한 만큼 인근 지역은 매출이 감소해 전국적으로 보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어 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정부도 같은 생각이다. 2025년 예산안에 지역상품권 국비 지원은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반면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5조5000억원으로 올해(5조원)보다 10% 늘려 잡았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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