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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멈춘 K원전 시계 다시 돌아간다…"13일 공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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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이 8년3개월 만에 재개됐다. 고사 직전까지 갔던 원전 생태계가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쩍 커졌다.
○탈원전 폐기 본격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2일 건설허가 결정을 내린 신한울 3·4호기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처음 건설이 추진됐다. 당초 준공 예정 시기는 각각 2022년과 지난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건설 프로젝트가 백지화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설 계획이 복원되자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 폐기, 원전산업 부활’의 상징이 됐다.

정부는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공사에 주력해 완공 시기를 최대한 당기겠다는 방침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공사 재개 시기에 대해 “내일(13일)부터 기초 공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허가는 설계의 안전성을 심사해 착공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로 원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다. 원안위는 이날 건설허가와 관련해 원자로 및 관계 시설 건설에 필요한 기술능력을 확보했고, 위치·구조 및 설비가 원안위 규칙으로 정하는 기술 기준에 적합하다고 명시했다.


신한울 3·4호기는 안전 관련 사항 검토 지원조직을 구성하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책임 및 권한이 부여됐다는 점 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원전 건설 경험과 가동 원전의 운전 경험 역시 적합하다고 인정됐다. 지진 우려도 크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부지 인근에 지진 활동성 단층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표단층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활동성단층 역시 반경 8㎞ 이내에 없다는 게 원안위의 설명이다.

이번 결정으로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신한울 3·4호기 기초 굴착공사에 즉시 착수할 예정이다. 터 닦기 공사는 이미 이뤄졌다. 원자로, 발전기 등 원전 관련 기기들도 수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다. 주기기 계약 규모는 2조9000억원이다. 펌프, 배관, 케이블 등 보조 기기 계약도 10년간 2조원 규모로 순차 발주될 예정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로 국내 원전업계에 대량의 일감이 공급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사업 속도를 높여 신한울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까지 준공할 방침이다. 원안위의 결정에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8.19% 오른 1만7710원이었다. 철골 공급 계약을 맺은 보성파워텍은 29.95%, 원전 사업 제어시스템 독점 공급자로 선정된 우리기술은 13.63% 상승했다.
○신규 원전 추가로 짓는다
정부는 신규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5월 공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는 2038년까지 최대 3기의 원전을 새롭게 건설하고, 2035년부터는 소형모듈원전(SMR)을 발전에 본격적으로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간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 발전과 원전을 함께 늘려 2038년까지 국내에서 생성되는 전기 중 70% 이상을 ‘무탄소 전기’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주요 무탄소 전원인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각각 2030년 31.8%, 21.6%를 차지하고, 2038년 35.6%, 32.9%로 높아진다.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도 2030년 2.4%에서 2038년 5.5%로 확대된다.

강경주/도병욱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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