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주당 배당금 1100원(시가배당률 3.3%)을 지급하고,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는데 주가는 연중 고점(2월 5일 고가 4만3150원) 대비 24.68% 떨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1조1707억원) 220위 동원산업 이야기다.
1969년 연승선 1척으로 컸다 … 수산 등 4개 사업 부문 순항
1969년 4월 참치 연승선 1척으로 시작한 동원산업은 1979년 국내 최초로 참치선망 어업을 도입해 대한민국 원양어업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1982년엔 국내 최초 참치 통조림 출시로 수산 식품회사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는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2001년에는 지주회사를 설립해 수산업과 식품 제조업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재정비를 통해 성장을 도모했다. 동원그룹은 각 핵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의 발굴과 다양한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수평적 다각화 및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해 현재 총 4개(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구분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2022년 11월 지주사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과 지주 역할을 모두 맡고 있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주요 계열사로는 상장사인 동원F&B, 동원시스템즈가 있고 2008년 인수한 미국 스타키스트와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있다.
4개 사업 중 수산 부문의 경우 세계 최대 참치 선망 선단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 최초로 지속 가능한 어업 인증 제도인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수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연어 육상 양식 사업도 진행해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식품 부문은 동원F&B가 대표 주자인데 지난해 매출의 65.47%를 차지하고 있다. 동원홈푸드, 동원팜스 등 동원F&B의 종속회사를 비롯해 미국 가공참치 1위 기업 스타키스트와 참치, 연어, 기타 수산물을 수입 및 유통하는 동원산업 유통부문이 포함되어 있다.
소재 부문은 국내 1등 포장재 기업 동원시스템즈가 캔을 비롯해 연포장재, PET, 유리병, 알루미늄, 산업용 필름 등 사실상 모든 소비재의 포장재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과 원통형 캔, 셀파우치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2차전지 소재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물류 부문은 운송·하역·보관 및 임대 등 종합 물류 사업을 운영하는 동원로엑스와 국내 최대 저온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는 동원산업 냉장물류 사업, 부산신항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호 항만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타 사업으로 동원건설산업도 포함되어 있다.
“육상 연어 양식·스마트 항만 하역·2차전지 소재가 미래 먹거리”
사업형 지주사답게 연쇄적 혁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12일 회사 관계자는 “육상 연어 양식과 스마트 항만 하역,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키워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속 가능한 수산 자원 확보를 위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진출했다. 그는 “2020년 강원도 등과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노르웨이 육상 연어 양식 회사 새먼 에볼루션과 투자 협약을 맺고 육상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을 위한 선진 기술 확보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연어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은 국제 조업 환경의 영향을 벗어나 연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게 됐다는 점과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연어의 절반가량이 국산화될 예정으로 안정적인 수산 자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 DGT의 활동도 인상적이다. 그는 “DGT는 지난 4월 본격 개장한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화 항만인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의 운영사다”며 “DGT는 컨테이너를 선박에서 내리는 하역부터 장치장에 옮겨 쌓는 이송, 적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으로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5단계 부두는 5만t급 컨테이너부두 3개 선석으로 구성됐고 전체 면적은 84만㎡, 안벽 길이는 1050m에 달한다”고 했다. 특히 “서컨테이너 피더 부두(2025년)와 2-6단계(2026년)까지 개장하면 총 길이 2135m의 6개 선석과 140만㎡ 규모의 야드를 보유하는 국내 최대 완전 자동화 항만으로 거듭난다”고 강조했다.
DGT는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의 완전 자동화를 위해 최신 하역 장비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특히 무인이송장비(AGV)와 컨테이너크레인(STS) 등 모든 하역 장비를 국산화하고 디지털 기반의 자동화터미널운영시스템(TOS)에 의해 작동하도록 설계해 부산항의 글로벌 물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무인 운영이 가능해 24시간 내내 일정하고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 항만 터미널 대비 생산성이 20%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의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은 완전 자동화 항만까지 갖추게 돼 동북아 최고 물류 거점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참치 캔과 병, 페트, 연포장 등을 만들던 포장재 사업에서 2차전지 사업도 질주 중이다.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업체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배터리 시장에 진입했다. 엠케이씨는 금형 설계부터 드로잉과 프레스, 표면 처리까지 배터리 캔의 모든 공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참치 캔 제작 기술과 엠케이씨의 배터리 캔 생산 공정을 접목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인수했다. 기존 충남 아산 사업장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만들어 설비를 추가했다. 신공장이 연내 본격 생산에 돌입하면 2170(지름 21㎜, 높이 70㎜) 규격 배터리와 4680 배터리(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 캔을 약 5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또 식품 연포장재 및 레토르트 파우치를 생산하며 알루미늄을 얇고 고르게 펴는 기술을 확보한 동원시스템즈는 이를 활용해 배터리 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양극박 사업에도 나서다. 특히 2022년 개발한 국내 최고 수준의 초고강도 알루미늄 양극박은 당겼을 때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인 연신율을 유지하면서 인장 강도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배터리 용량이 늘어날 때 생기는 균열을 해결할 수 있어 주요 배터리사에 납품되고 있다. 최근에는 셀 파우치 개발도 한창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원통형 배터리 캔, 알루미늄 양극박에 이어 2차전지용 셀 파우치도 만들어 배터리 솔루션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9조2000억·영업익 4789억 전망
최근 5년간 실적은 안정적이다. 2019년 매출 2조6826억원, 영업이익 193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8조9486억원, 영업이익 4647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233.58%, 140.03% 증가했다. 흥국증권은 올해 매출 9조2000억원(전년 대비 2.9% 증가), 영업이익 4789억원(3% 증가)으로 예상했다.
총 주식 수는 3602만1895주로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지분 59.88%) 외 특수관계인 18인이 지분 87.85%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 1.37%로 유통 물량은 약 1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813억원, 투자부동산 2561억원이다. 부채비율 124.21%, 자본유보율 1만522.15%로 우량한 재무 상태를 자랑한다.
2005년부터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19년 1주당 400원서 지난해 1100원까지 배당금을 높였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도 0.95%에서 3.30%까지 상승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해 8월 발행주식의 7% 규모인 350만주를 소각했고, 올해 5월 잔여 자사주인 1046만770주를 전량 소각했다. 지난달 23일엔 박문서 동원산업 지주부문 대표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박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7월 2500주에서 총 보유량 7500주로 증가했다. 민은홍 사업부문 대표와 김주원 이사회 의장도 지난해 각각 보통주 2000주와 3400주를 매수했다.
총 주식 수는 3602만1895주로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지분 59.88%) 외 특수관계인 18인이 지분 87.85%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 1.37%로 유통 물량은 약 1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813억원, 투자부동산 2561억원이다. 부채비율 124.21%, 자본유보율 1만522.15%로 우량한 재무 상태를 자랑한다.
2005년부터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19년 1주당 400원서 지난해 1100원까지 배당금을 높였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도 0.95%에서 3.30%까지 상승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해 8월 발행주식의 7% 규모인 350만주를 소각했고, 올해 5월 잔여 자사주인 1046만770주를 전량 소각했다. 지난달 23일엔 박문서 동원산업 지주부문 대표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박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7월 2500주에서 총 보유량 7500주로 증가했다. 민은홍 사업부문 대표와 김주원 이사회 의장도 지난해 각각 보통주 2000주와 3400주를 매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환원 노력에 대해 전자공시 및 IR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적시성과 투명성을 갖춘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우수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장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적극적인 투자 활동 및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선 “지난 8월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제품 가격 담합 사건이 민사 합의를 통해 최종 종결되면서 경영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합의로 인해 올해 스타키스트의 일시적 영업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스타키스트의 지분 100%를 보유한 동원산업 연결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청사진에 대해선 “1969년 창사 이래 수산-식품-소재-물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기업 이념인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 필요 기업이 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업계 선두를 달려왔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혁신으로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답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자사주 7%를 소각한데 이어 올해 5월 2일 잔량 전체(22.5%) 감자 소각을 완료했다”며 “한국 기업 대부분이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인 것에 비해 동원산업의 결정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에도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것이다”며 “자회사들의 자체 사업 고도화와 신규 사업도 인상적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4만4000원으로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35.38% 상승 여력이 있다.
3분기엔 매출 2조6000억원(전년 대비 9.1% 증가), 영업이익 1666억원(8.1% 증가)을 예상했다. 식품(동원F&B), 포장(동원시스템즈), 물류(동원로엑스) 등 자회사들의 고른 실적 개선을 이유로 꼽았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은 배당 수익과 브랜드 사용 로열티 수취가 주요 수입원인데 안정적인 수익원이 큰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과 소각,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 배당성향 확대 등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이 돋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M&A를 통해 성장해온 만큼 향후에도 이런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M&A 내용에 따라 주가가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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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