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은 첫 대선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의 지속적인 도발과 주관 방송사의 ‘팩트 체크’에 평정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 ABC방송이 마련한 토론장에서 약 100분간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경제, 외교, 이민, 낙태 등 분야를 망라하며 전방위적으로 격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국민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트럼프 부가세”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안보를 동시에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스라엘은 2년 내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자극에 흥분하는 모습을 연이어 보였다.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등의 발언에 사회자로부터 근거를 요구받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이 끝난 뒤 소셜미디어에 “(사회자 두 명을 포함해) 3 대 1로 싸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CNN이 토론 시청자 605명을 대상으로 문자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고 답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